"송현여중 마감됐습니다" "거봐 엄마, 내가 더 일찍 와야 한다 했잖아"
19일 오전 8시30분 대구 달서구 월성주공 3단지. 단지 내 상가 지하 1층에 자리잡은 660㎡ 남짓한 '아름다운 가게 월성점'은 가게 문을 열지 않았지만 사람들로 북적였다. 길게 늘어선 인파는 지하 계단에서 건물 밖까지 200m나 이어졌다. 어린 학생들부터 학부모, 어르신들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스마일링 교복판매 장터'는 이날 오전 9시 문을 열자마자 1시간도 안 돼 일부 학교의 교복이 동났다. 이 행사는 달서구청이 시민들로부터 기증받은 지역 내 30여 개 중·고등학교 교복 7천여 점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저렴하게 판매하는 행사였다. 헌 교복 바지와 치마, 재킷 등을 3천~5천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특히 올해부터는 바지 등 간단한 수선도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해 인기를 끌었다.
아들과 함께 매장을 찾은 윤홍주(48·여) 씨는 "아들 친구 교복도 함께 샀는데 3명 교복을 사는데 3만5천원밖에 안 들었다"며 "새 교복을 사려면 1인당 25만원 정도는 들어야하는데 이런 행사가 있어서 부담을 한결 덜게 됐다"고 했다.
효성여고에 재학 중인 이유진(18·여) 양은 "치마 사이즈가 좀 크지만 그냥 샀다. 워낙 싸기 때문에 수선해서 입어도 득"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9시40분쯤 송현여중의 교복 판매가 마감됐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주변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올해 딸이 송현여중에 입학한다는 김미화(43·여) 씨는 "교복 장터가 싸고 좋다는 주변 이야기를 듣고 아침 일찍부터 나섰는데도 400번대 번호표를 받았다. 딸의 교복을 사려고 했는데 벌써 마감돼 빈손으로 돌아간다"고 허탈해 했다.
행사가 3회째가 되면서 단골손님도 늘었다. 친구들과 함께 교복 치마를 사러 온 장준련(18·효성여고 2년) 양은 "키가 많이 자라 치마가 짧아졌다. 지난해에도 이곳에서 구입했는데 또 찾았다"고 했다. 고등학생 아들을 둔 한경옥(50·여) 씨는 "누나들 교복도 이곳에서 샀는데 잘만 고르면 거의 새것이나 다름없는 교복이 많다"며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의 동복과 하복을 사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복장터의 장점은 운만 따르면 새 물건도 살 수 있다는 점이다. 이곳에는 새 교복 400여 점을 기증받아 5천원~2만5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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