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우리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나이다."
구제역 여파로 정월대보름 행사가 대폭 줄어든 가운데 관음동 양지마을은 올해도 변함없이 동제(洞祭)를 지냈다. 대보름 동제는 한 마을에 사는 사람이 마을의 안녕과 태평 생업의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공동으로 행하는 민간신앙이다. 동제는 대보름날인 17일 오전 관음로와 맞닿아 있는 양지마을 입구 표지석이 세워져 있는 곳에서 올렸다.
양지마을은 현재 27가구 6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과거에는 칠곡지역 대부분 마을이 동제를 지냈지만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관음동 양지마을이 유일하다. 제주(祭主)는 마을의 어른인 강성용(76) 씨가 맡았다. 돼지머리를 비롯한 여러 가지 제물을 진설하고 촛불을 밝힌 다음 초헌(初獻), 아헌(亞獻), 종헌(終獻), 독축(讀祝), 소지(燒紙) 올리기, 음복(飮福) 순으로 제를 올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박석수 관음동장은 예를 다해 절을 올리며 마을과 동민의 안녕을 빌었다.
동제에 이어 마을주민들은 하루 동안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집집이 준비해온 음식을 함께 나누고 지신밟기와 윷놀이를 즐겼다. 제주였던 강 씨는 "과거 마을 어른들이 하던 것을 그대로 따라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해마다 동제를 지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정용백 시민기자 dragon102j@korea.com
멘토: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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