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을 드리고 싶은 분은 대구필하모니오케스트라(대구필) 박진규 단장님이다. 숨은 참일꾼들을 찾아서 알려주는 것이 칭찬 릴레이라고 볼 때 지역음악계에서 잘 알려진 박 단장님을 소개하는 것이 취지에 맞을까 생각도 했지만, 좀 다른 관점에서 이분을 알리고 싶다.
박 단장님은 계명대 출신의 첼리스트로, 시립교향악단 부수석으로 활동해오던 1990년, 52명의 상임단원과 함께 대구필하모니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 대구필은 지난해 20주년 공연을 했고, 수차례 해외공연을 포함해 매년 수십 회의 공연을 이어오고 있는 지역을 대표할 만한 민간 오케스트라로 자리 잡았다.
지자체나 기업의 후원 없이 민간 오케스트라로 오늘이 있기까지, 박 단장님의 헌신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유복한 집안에서 자라 연주가로서는 부족할 것이 없던 박 단장님은 20여 년 동안 물먹는 하마와 같은 오케스트라의 재정 지출을 사비로 출연, 물려받은 유산 중 남은 것은 현재 사는 아파트 한 채만이 남았다. 수백 회 공연을 해오면서도 적자를 면했던 공연은 손에 꼽을 정도. 지금도 이분의 머릿속에는 다음 연주회를 꾸려나갈 계획만 있는 듯하다. 오케스트라 창단 당시 구입한 자동차를 20년 동안 타다가 올해 폐차할 정도로 소박하게 살아오면서도, 비용 걱정 없이 연주회를 기획할 수 있는 세상이 그의 꿈이다. 쉬운 길을 마다하고 오랫동안 힘든 길을 걸어가면서도 꿈을 놓지 않고 항상 낙천적이고 용기를 주는 꿋꿋한 그의 삶 자체가 내가 박 단장님을 칭찬하려는 점이다.
그림이나 조각처럼 작품이 남지 않는 음악 공연은, 그것이 끝나는 순간 연주자든 관객이든 함께 한 사람들의 기억 속에만 남는다. 혼신을 쏟은 공연을 더 많은 관객들이 함께 듣고 보고 느껴야, 힘든 여건 속에서도 노력하고 있는 지역 예술가들의 어깨에 힘이 실림은 당연한 일이다.
지역의 연주자나 배우, 무용수들의 공연을 자주 찾고, 그들의 골수팬이 되어 칭찬과 비평을 마다하지 않는 문화시민이 대구에 넘쳤으면 한다. 대구문화를 안타까이 지켜오는 고마운 분들이 어디 박 단장님 한 분뿐이랴. 악단, 극단, 무용단에 몸담아 문화도시 대구를 힘겹게 지켜온 모든 분들에게 칭찬과 성원을 보낸다.
신경목 대곡제일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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