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2월 13일 동양대학교(총장 최성해)를 방문, 평생동안 독신으로 살며 힘들게 일궈온 전 재산(임야 9천525평·과수원 3천672평, 2억여원 상당)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써달라며 선뜻 내놓았던 기부천사 정위연(영주시 풍기읍 성내리) 할머니가 지난달 27일 향년 90세로 별세했다.
1일 풍기 성신요양병원에서 장례식을 치른 정 할머니는 동양대가 내려다 보이는 자신의 임야(기증 재산)에 안장됐다.
예천군 풍양면 무막리에서 유복녀로 출생한 정 할머니는 19세에 결혼, 20세에 남편과 사별하고 혈혈단신으로 살아오다 24세 때 외갓집이 있는 영주시 풍기읍으로 옮겨와 거주지를 봉현면 오현리 산 10번지에 삶의 터전을 잡고 과수원을 개간, 직접 사과농사를 지으며 근검 절약하는 삶을 몸소 실천하며 살아왔다.
정 할머니가 동양대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0년 12월. "보잘것없는 땅이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보탬이 되고 싶다"며 기부의사를 밝히면서부터. 이후 2008년 12월에는 동양대를 다시 찾아와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겠다"며 장례비 명목으로 1천500만원도 기탁했다.
동양대는 정 할머니의 유지를 받들어 가족들과 이웃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장례식을 치렀다. 그동안 동양대 늘사랑회 회원들이 매주 정 할머니를 찾아가 반찬을 제공하고 말벗을 해주는 등 손과 발이 돼주기도 했다.
기부천사 정 할머니가 남기고 간 조건없는 베풂은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현대인들의 삶에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평생 피땀 흘려 모은 재산을 어려운 학생들에게 써 달라며 선뜻 내놓은 정 할머니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후학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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