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리인상에 주가하락 없을 듯…채권 하락해 자금 유입 가능성

인플레 우려도 막아주는 효과

지난 한 주는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컸다. 주 초반 탄력적인 반등을 보이며 2,000선을 잠시 회복했었던 지수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이 동시에 있었던 10일이 고비였다.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최근 실적 우려를 나타낸 IT주를 중심으로 1조원 이상 매도 물량을 쏟아내 2,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동시에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도 매도 포지션 2만3천 계약(약 2조6천억원)을 롤오버(만기연장)하면서 향후 시장전망까지 어둡게 하며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10일 기준금리를 기존 2.75%에서 3.00%로 0.25% 포인트 인상했다. 최근 9개월간 금리가 1% 포인트 오른 것이다. 물가를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읽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올 들어 1, 2월 두 달 연속 4%대를 기록하는 등 국내 물가의 급상승에 기인한 것이었다. 한국은행은 상반기 물가안정 목표치를 2~4%로 잡았었다. 이 때문에 올해 기준금리 인상은 1% 포인트가량 더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금리인상과 주가의 궁합을 좋지 않게 보지만 현재 증권가 일부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금리인상 이후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자산 재분배 과정에서 채권에 유입됐던 자금이 주식 쪽으로 유입될 수 있다며 밝은 표정을 보이고 있다.

사실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과 기대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금리인상은 증시에 큰 악재는 아니었다. 경기가 회복되는 국면에 시장이 예상한 대로 금리가 서서히 오르면 주가에는 그리 불리할 게 없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불확실성의 제거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금리인상 분위기는 주식시장에 선반영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들 사이에 인플레이션 우려와 이에 따른 금리인상 전망이 확산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흥국 주식을 내다팔았고 증시도 이에 따라 조정 양상을 보여 왔다.

문제는 외부 증시환경이다. 중동의 정세에 좌우되는 유가, 성장에서 분배로 돌아선 중국, 상반기 국채 만기 도래가 집중된 남유럽, 선진국과 신흥시장 간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들어간 외국인, 인플레이션 압력에 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각국 중앙은행의 행보 등 산재해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은 앞으로의 주식시장 전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다만 국내 경기선행지수의 상승 반전, 예상을 뛰어넘는 미국 고용시장 개선, 각국 제조업 지표의 호조, 2분기부터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잖다는 점에서 우울하지만은 않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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