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일본 열도를 강타한 규모 9.0의 대지진과 쓰나미로 희생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14일 현재 사망자와 실종자가 4만여 명에 이른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또 여진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고로 '방사능 공포'까지 확산되는 등 2, 3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대지진의 규모를 8.9에서 9.0으로 상향 조정했고, 1900년 이후 세계에서 네 번째로 강력한 지진으로 기록됐다.
◆희생자 수만 명 이를 듯=희생자 규모는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14일 오전 현재 사망자가 2천500여 명, 실종자는 2만여 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일본 경찰은 현재 확인된 사망자는 2천500여 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종자가 워낙 많아 시간이 흐를수록 희생자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도시 전체가 불바다로 변했던 미야기(宮城)현 게센누마시에서는 주민 7만5천 명 중 1만5천 명만 대피했고, 미나미산리쿠초(南三陸町)에서 인구 1만7천300명 중 7천500명을 제외함 1만 명이 실종됐다. 미야기현 경찰서장은 현내에서만 사망자 수가 1만 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야기현 해안서는 시신 약 1천구가 발견됐다.
이와테(岩手)현의 리쿠젠타카타시와 오쓰치조에서 각각 1만7천 명과 1만 명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센다이시에서도 1천700여 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다.
◆원전 폭발, 방사능 공포=후쿠시마 원전에서 12일 제1원전 1호기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13일 1원전 3호기에서도 폭발 가능성이 제기돼 '방사능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 등 이웃나라에서도 일본발 '방사능' 확산 여파가 미치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3호기는 1호기와 마찬가지로 연료봉이 장시간 냉각수 위로 노출되면서 일부 녹았을 가능성이 큰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역사상 최악의 원전사고였던 옛 소련의 체르노빌 참사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13일 후쿠시마 원전의 폭발에 따른 방사능 누출과 관련 "우려해야 할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1호기 건물에서는 12일 오후 수소에 의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전력 공급이 끊겨 냉각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상황에서 냉각수 부족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된다. 1호기 폭발사고로 원전 인근 지역에서는 방사성 물질인 세슘과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 이 사고로 4명이 부상한 가운데 190명이 피폭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한편, 도쿄전력은 13일 대지진과 쓰나미 여파로 전력 공급이 크게 부족해 짐에 따라 14일부터 지역마다 교대로 전기를 제공하는 제한송전을 실시키로 했다.
◆초강진 강도 9.0으로 상향=일본 기상청은 13일 이번 대지진의 규모를 8.9에서 9.0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북동부 대지진은 1900년 이후 세계에서 네 번째로 강력한 지진으로 기록됐다. 지난해 아이티 지진(규모 7.0)보다는 1천 배, 최근 뉴질랜드 지진(6.3)보다 1만1천220배 강한 규모다. 이날 일본 기상청은 "지진 데이터를 자세히 분석한 결과 리히터 규모를 올리기로 했다"며 "진원은 길이 약 500㎞, 너비 약 200㎞에 이르고 지진 발생 직후부터 5분 동안 단층 파괴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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