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족 봄나물 캐기 싱그러운 봄 마중

자녀들과 함께 봄내음 '민끽'…산림욕·트레킹 즐기기도 좋아

들녘의 봄은 도심의 봄보다 일찍 찾아온다.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으면 봄의 전령사인 쑥과 냉이가 논두렁·밭두렁에 파란 잎사귀를 드러낸다. 봄나물을 캐는 일은 싱그러운 봄을 캐는 일이다. 갑갑한 도심에서 벗어나 따뜻한 햇살과 부드러운 봄바람을 맞으며 봄내음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녀들과 신나는 체험을 즐길 수 있고 입맛 돋우는 봄나물로 맛깔스런 식탁까지 차릴 수 있는 나물캐기 체험행사를 소개한다.

◆"우리 마을로 오세요"

울진 굴구지산촌체험마을, 하동 입석녹색농촌체험마을 등에서 봄나물캐기 체험행사를 진행한다. 굴구지산촌체험마을은 말 그대로 물 맑고 산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 마을버스가 들어가지 않을 만큼 오지에 자리잡고 있어 '때묻지 않은 청정마을'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 자연경관이 수려해 한번쯤 방문해 볼 가치가 있는 곳이다. 마을 앞에는 생태계 보고로 불리는 왕피천이 흐르고 마을 뒤편에는 금강송이 숲을 이루고 있어 멀리서 보면 한폭의 그림 같다.

굴구지산촌체험마을에 봄이 찾아오면 논두렁과 밭두렁, 돌담길에는 냉이·달래·씀바귀 같은 봄나물이 앞다퉈 고개를 내민다. 마을 뒷산에서는 취나물과 고사리·더덕·산도라지가 지천으로 돋아난다. 호미와 작은 바구니만 있으면 아지랑이 아른대는 들길과 산길을 걸으며 봄나물 캐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봄나물캐기 체험행사는 4월이 되면 진행된다. 체험비는 별도로 받지 않는다. 대신 펜션에서 숙박을 해야 한다. 숙박비는 펜션 크기에 따라 1박에 8만~15만원이다.

주변에 볼거리가 널려 있어 봄나물만 캐고 가는 것보다 하룻밤 묵어가는 것이 더 좋다. 굴구지산촌체험마을이 자랑하는 8경(왕피천·금강소나무숲·구산리삼층석탑·이심소·청암정·칠성봉·용소·학소대)뿐 아니라 마을이 위치한 근남면에는 성류굴·망향정·엑스포공원·민물고기체험생태관·불영사 계곡 등이 자리잡고 있어 제대로 보려면 1박 2일이 짧다.

또 굴구지산촌체험마을에서 속사마을까지 이어지는 7㎞ 왕피천 구간은 트레킹 코스로 안성맞춤이며 금강소나무 숲에서는 산림욕도 즐길 수 있다. 대구에서 7번 국도를 타고 울진 금매교차로까지 간 다음 구산3리 이정표를 보고 군부대 맞은편 길로 접어 들은 뒤 20~30여 분 올라가면 마을이 나온다. 054)782-3737.

입석녹색농촌체험마을은 소설 '토지'의 무대인 경남 하동군 악양면에 자리잡고 있다.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까닭에 봄이 되면 취나물·고사리 등의 산나물이 여기저기 돋아난다. 조금만 땀을 흘리면 풍성한 체험 결실을 얻을 수 있다. 드라마 세트장인 최참판댁을 비롯해 평사리공원·고소산성 등을 둘러보는 재미는 봄나물캐기와 함께 입석녹색농촌마을이 제공하는 또 다른 즐길거리다.

4월에 시작되는 봄나물캐기 체험행사에 참여하려면 예약을 해야 한다. 체험비는 1인당 성인 2만원·학생 1만5천원·어린이 1만원. 대구에서 구마고속도로를 이용해 칠원분기점까지 간 다음 남해고속도를 타고 순천방향으로 가다 하동IC에서 내려 하동 방면 19번 국도를 타면 악양면에 닿는다. 070-8199-3229.

포항시 죽장면 상옥참느리정보화마을도 해마다 봄이 되면 냉이·돌미나리 등 나물캐기 체험행사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올해에는 유난히 추운 봄날씨 탓에 나물이 제대로 자라지 않아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상옥참느리정보화마을 봄나물캐기 체험행사에 참여하면 웰빙음식으로 구성된 점심식사와 함께 마을에서 나는 특산품인 사과가 후식으로 제공된다. 대구포항고속도로 서포항 IC→기계 방면→기북 방면→성법재→청송 방면→상옥리. 행사 진행 문의 010-3814-1257.

◆봄나물축제

체험과 볼거리가 함께하는 축제도 곳곳에서 열린다. 3월 24일부터 27일까지 부산 벡스코 2전시관에서는 부산시농업기술센터가 주최하는 제7회 부산도시농업박람회가 개최된다. 부산도시농업박람회는 2005년 시작된 부산봄나물축제를 확대 개편한 것. '도시에 농(農)을 심자!'라는 주제로 열리는 올 행사에서는 주말농장·옥상텃밭·가정원예 등과 관련된 체험을 할 수 있고 관련 정보도 얻을 수 있다. 051)642-5746.

올초 경북도 최우수축제로 선정된 영양산나물축제는 5월 19일부터 22일까지 열린다. 산나물장터·산나물요리 시식회·축하공연·퀴즈대회 등의 행사는 군청 주변 광장에서 열리지만 축제 백미인 산나물채취 체험은 일월산에서 진행된다. 일월산에서 자생하는 참나물·고사리뿐 아니라 단풍취·곰취·개미취·병풍대 등 쉽게 접하기 힘든 산나물을 직접 캘 수 있는 좋은 기회. 참가 신청은 4월부터 받는다. 참가비는 1인당 2만원. 054)683-7300.

한편 영양군은 산나물축제의 하나로 올해부터 격년제로 서울에서 대한민국산채박람회도 개최한다. 올해 첫선을 보이는 대한민국산채박람회는 5월 13일부터 15일까지 서울산업통상진흥원(SETEC)에서 열린다. 산채요리 경연대회 및 시식·이문열 작가와 함께하는 문학이야기·자연요리연구가 임지호의 요리토크·한의사와 함께하는 산채 효능 체험 등의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다.

5월 초에는 울릉군 나리분지 관광지구에서 제4회 울릉도산나물축제가 열린다. 울릉도 산나물채취·산나물요리 경연대회 등 풍성한 행사가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울릉도산나물축제의 구체적인 일정은 이달 말 확정될 예정이다. 054)790-6374.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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