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는 대지진과 쓰나미가 휩쓴 지역과 300㎞ 정도 떨어져 큰 피해는 입지 않았지만 강당 일부가 갈라지고 집무실 책들이 쏟아져 크게 놀랐어요. 오늘은 후쿠시마 원전 때문에 동네에 방사능 농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하네요. 하지만 생애 한번밖에 없는 수학여행이자 한·일 학교간 교류회라는 의미를 생각해 이번 방문을 계획대로 추진하게 됐습니다."
도쿄 북쪽에 위치한 대지진 피해지역인 이바라키현에서 15일 오후 학생 145명과 함께 10년째 우정을 이어오고 있는 울산 남구 우신고등학교를 방문한 조소학원고등학교 하라다 토시카즈(原田敏和·65) 교장은 지진 발생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일본 조소학원고 학생과 교사 587명이 대지진에도 불구하고 17일까지 세 차례에 나눠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울산 우신고를 방문했다. 양교는 2002년부터 매년 학생 교류회를 열고 있으며, 이는 수학여행 일정에 포함돼 있다.
양교 학생들은 이날 교류행사에 앞서 지진과 쓰나미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한 뒤 평소에 갈고 닦은 판소리 공연, 생활체조, 노래, 오카리나 연주, 치어리더 공연 등을 선보였다.
우신고 학생대표 김솔기(17) 양은 이날 일본어로 "대지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일본 국민에게 안타까움과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하루빨리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오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조소학원고 학생들은 "2002년부터 교류를 한 우신고 학생과의 만남이 이번 수학여행에서 가장 의미가 크다. 마음 깊숙한 우정을 느낀다"고 화답했다.
우신고 김종수 교장은 "대지진 피해에도 10년간의 우정을 잇기 위해 힘든 결정을 내린 조소학원고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우리 학교 차원에서도 도울 일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울산'하태일기자 godo@msnet.co.kr
사진설명; 일본 이바라키현 조소학원고 학생들(자주색 교복, 가운데)과 우신고 학생들이 대지진 희생자를 애도하며 묵념하고 있다. 사진 울산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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