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안동농협 조합장 당선 권기봉씨…"조합원에 꼭 보답"

베트남서 구제역 '묻혀왔다' 누명 벗어 홀가분

"일생을 바쳐온 지역 봉사자라는 이미지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줄 알았어요. 원인을 따질 여유도, 변명할 겨를도 없이 구제역 감염 원인으로 지목돼 반성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구제역 누명을 벗겨주고 당선까지 시켜준 조합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5일 실시된 남안동농협(남후'일직면) 조합장 선거에서 당선의 영광을 안은 권기봉(50'사진) 조합장.

권 조합장은 "언론을 통해 베트남을 여행했던 3명의 축산농들이 구제역을 옮겨 왔다고 알려지면서 우리는 구제역에 감염된 가축과 함께 지역사회에 매몰됐다"고 당시 심경을 토로했다.

권 조합장은 "구제역 원인의 책임을 떠나 기본적인 공항검역에 소홀했던 점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며 "지난 3개월여 동안 반성하고 더욱 겸손하고, 이웃을 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구제역 원인 논란에도 불구하고 조합장에 당선된 것은 조합원들의 신뢰 때문이라고 했다.

권 조합장은 "2년여 동안 조합장 선거를 준비해 오면서 구제역 파동으로 포기했다"면서 "하지만 지역민들의 신뢰와 구제역의 진실에 대한 매일신문 기사 등으로 인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조합원들은 만나면서 '구제역을 묻혀온 사람이 출마할 수 있느냐?'라는 질타와 '용기를 잃지 마라.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진다'라는 격려들이 엇갈렸습니다. 당당하게 당선돼 명예를 회복하고 조합원들에게 봉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꼈습니다."

권 조합장은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신용사업과 공제사업 등을 다변화해 신뢰받는 조합으로 만들겠다"면서 "선거와 농협합병, 구제역 등으로 갈라진 민심을 화합하고 서로 믿고 돕는 협동조합 정신으로 일등'명품 조합을 만들어 조합원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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