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데이비드 린

명절이나 국경일이 되면 TV에서 자주 보는 몇몇 영화가 있다. '아라비아 로렌스'에서는 사막의 장엄한 풍경, '닥터 지바고'에서는 눈 풍경과 오마 샤리프의 표정, '콰이강의 다리'에서는 휘파람을 불며 행진하는 포로들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모두 데이비드 린(1908~1991) 감독의 작품들이다.

1900년 오늘, 런던 교외에서 회계사의 아들로 태어나 공부가 싫어 영화관에서 빈둥거렸다. 그러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친척의 충고에 정신이 번쩍 들어 영화판에서 심부름 소년부터 시작했다. 초기작인 '위대한 유산' '올리버 트위스트'는 2차대전 후 영국 영화를 부흥시키는 역할을 했다.

흥행과 비평에서 동시에 성공한 작품은 '아라비아의 로렌스'였다. 족장 역으로 출연한 오마 샤리프의 얘기다"스타도, 여성도, 러브스토리도, 액션도 나오지 않는 4시간짜리 영화를 만든 것만 해도 기적이다." 대작영화들은 수백 일씩 텐트 치고 현지에서 촬영했다. 그럼에도 거대한 스케일에 매몰되지 않고 그 속에 있는 인간 심리를 탁월하게 그려냈기에 거장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기사 작위와 두 차례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았다.

박병선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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