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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감·사기극… " 지역 정치권 강력 반발

경북도의회 소속 의원들이 신공항 백지화에 항의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경북도의회 제공)
경북도의회 소속 의원들이 신공항 백지화에 항의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경북도의회 제공)

#신공항 백지화 결정에 지역 여야 정치권이 일제히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대구경북 시도의회는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가지고 백지화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시의회는 "정부가 국토의 동남권에 대해 사망선고를 내렸다. 아사 직전인 동남권이 하늘길을 열어 회생해 보려고 발버둥 첬음에도 불구 이를 외면했다"며 '정부의 이번 결정은 국민과의 약속을 어긴 것은 물론 동남권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을 짓밟은 것으로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시의회는 또 '합격자를 배출하지 않을 시험에 지역민들이 놀아난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시의회는 백지화 결정 철회와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앞으로 1천300만 동남권시민과 함께 대규모 규탄대회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정부 투쟁을 벌일 것을 경고했다.

도의회도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입지평가위원회의 실사와 평가결과 발표 이전에 신공항 백지화를 서울지역 언론에 흘려 민심을 동요하게 하더니 결국 이를 실현함으로써 영남 지역 주민들의 염원을 저벼렸다.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도의회는 평가결과 항목, 가중치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신공항 건설을 위한 구체적 대안을 마련하라는 4개항의 요구사항을 채택했다.

▷한나라당 대구시당 당직자들도 이날 오후 당사에서 긴급대책회의를 가지고 철야농성을 벌이며 정부의 신공항 백지화에 항의했다. 대구시당은 "이명박대통령과 안상수 대표를 탈당시켜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시당전체가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면서도 "지역민들에게 사죄하고 설득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지만 어떤 것도 지역민들을 달랠 수 없다는 사실에 더욱 안타깝다"고 했다.

▷지역 야권에서는 신공항 백지화 책임을 물어 정부와 한나라당을 강력 비판하면서 공격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 대구경북 시도당은 이날 오후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제성 운운하며 장기 과제로 검토한다는 꼼수로 시도민을 우롱하려는 이명박 정부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공개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민주당은 신공항 무산 책임이 있는 한나라당 대신 신공항을 재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한 "대구·경북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시도민들에게 석고대죄하라"며 또 내년 총선과 대선 공약으로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자유선진당 대구경북 시도당도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는 이명박 대통령이 주연,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조연을 맡은 '대국민 사기극'이다"며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현 정권은 즉각 퇴진하고 지역 한나라당 의원들도 모두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진보신당 대구시당은 "신공항의 무산은 단지 하나의 공약 파기가 아니라 한나라당 정부의 수도권 중심 성장주의 정책의 결정판"이라고 비판했다. 대구시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균형발전 전략이 없는 한나라당의 정체성에 묶여 있는 한나라당 지방정부와 지역 정치권은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노당 대구시당 역시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진행돼야 할 국책사업이 대통령 당선을 위한 쇼가 됐다"며 "영남권 신공항 건설로 지역민들을 호도하다 백지화 되자 책임을 면키 위해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모습에 또 다시 분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창희기자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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