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프로야구] 삼성 류중일 감독 개막전, 채태인 역전 만루홈런 힘입어 6대 2 첫승

선수에 대한 믿음과 젊어진 기백으로 그라운드의 명장면 연출할 듯

프로야구 구단의 막내 감독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신임 감독이 화끈한 첫 승을 낚았다.

5개월간의 겨울잠을 끝내고 4월3일 전국 4개 구장에서 일제히 막을 올린 2011 시즌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6대 2로 역전 승리 드라마를 선보인 삼성의 류 감독은 이 기세, 이대로 몰아 삼성 라이온즈를 더욱더 사랑받는 구단으로 성숙시킬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삼성 라이온즈를 맡게 된 류중일 감독은 한층 더 젊어진 분위기와 기백을 몰아 프로야구의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작정이다.

약 10만명의 야구팬들이 몰린 전국 4개 구장 개막전에는 겨우내 갈고닦은 스타들이 기량을 뽐냈고, 희비의 쌍곡선이 그려졌다.

▲극적인 반전 드라마, 채태인 '웃고' 윤석민 '울고'

스포츠는 각본없는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하기에 감동적이다. 극적인 반전에서 재미가 더해진다는 정석은 2011 시즌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개막전의 가장 드라마틱한 장면은 삼성 라이온즈가 연출했다. 2일 광주 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 대 KIA 타이거즈의 개막전은 2대0으로 몰리던 삼성 라이온즈가 타이거즈 불펜 윤석민의 기세에 눌려 기회를 잡지 못하다가, 교체된 투수를 적극 공략해서 예상 밖의 깜짝 대승을 올렸다. 한편의 반전 드라마, 그 자체였다. 이날 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 타자 채태인은 웃고, 기아 타이거즈 투수 윤석민은 잘 던지고도 교체 투수가 무너지는 바람에 울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 윤석민의 압도적인 구위에 눌려 끌려다녔다. 윤석민의 빛나는 공을 요리하지 못하고 단 한점도 내지 못했다. 윤석민은 7회까지 삼성 타선을 무득점으로 꽁꽁 묶었다. 윤석민에게 압도당하며 점수를 내지 못하던 삼성 라이온스는 윤석민이 마운드를 떠나자마자 승부를 뒤집어 버렸다.

윤석민은 7회까지 삼성 타선을 무득점으로 묶었다. 그러나 투구수가 100개를 넘기자 윤석민도 흔들렸다. 8회에 흔들렸다. 기아 타이거즈 윤석민은 2-0으로 앞선 8회초 1사 1,3루에서 이영욱에게 적시타를 얻어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삼성의 박한이는 바뀐 투수 곽정철을 상대로 안타를 때려 1사 만루를 만들었다. 뒤이어 개막전의 영웅 채태인이 등장했다.

당시 류중일 감독의 심중에는 대타 기용 생각도 스쳤다. 그러나 채태인을 믿었다. 채태인이 한방 쳐줄 것 같았다. 그냥 채태인에게 맡겼다. 여기서 류감독의 뚝심이 발휘됐다. 앞선 세 타석 모두 삼진을 당해서 기가 죽은 채태인과 눈을 맞췄다. 그리고 채태인을 격려했다.

"자신감을 갖고 제 스윙을 해"

류감독의 한마디가 채태인에게 용기백배를 가져다주었다. 채태인은 직구를 노렸다.

채태인은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아름다운 '그랜드 슬램'을 그렸다.

류중일 감독의 뚝심과 선수에 대한 믿음이 승리의 여신은 삼성 라이온즈로 불러왔다.

류감독은 8회 1사 1루에서도 9번 타자 김상수 대신 조동찬을 대타로 내세워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성공시켜 역전 무드를 조성했다. 새내기 류감독은 데뷔전임에도 불구하고, 주눅들지 않고 페이스를 유지했다. 공격야구룰 표방하면서도 차우찬의 구위를 감안, 3번 번트를 시도하는 전술전략도 구사했다.

삼성 라이온즈 채태인을 역대 6번째 개막전 만루홈런의 주인공으로 만든 류중일 감독은 역전에 성공하자 손을 번쩍 드는 쇼맨십도 보였다. 막내 감독이지만, 승리에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는 셈이다.

선발 투수 교체 타이밍과 오승환 투입시기가 좀 빠르지 않았느냐는 초보 류중일 감독의 뚝심과 기백이 멋진 승리를 이끌어주는 명장면을 많이 만들어내는 감독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뉴미디어국장 최미화 기자 magohalm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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