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고액권 지폐 초상인물로 존경받고 있는 후쿠자와 유키치. 그는 '메이지의 스승' '일본 근대의 스승'으로 추앙받는 일본의 대표적인 사상가이다. 그에 대한 평가는 매우 상반된다. '일본 근대 내셔널리즘에서 아름답지만 짧았던 고전적 규형의 시대'라는 일본 내부 평가부터 한국이나 대만의 '근대화 과정을 짓밟고 파탄으로 내몬 민족의 적'이라는 평가까지 극과 극이다.
저자는 그동안 전후세대의 사상가들이 전쟁과 패전으로 얼룩진 시대를 넘어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해 후쿠자와 유키치에게 '자유주의자'라는 환상을 덮어씌웠다고 비판한다. 그 이미지를 뒤흔들 만한 발언은 외면한 채 오로지 입맛에 맞는 문구들만 주목해왔다는 것. 그리고 후쿠자와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후쿠자와의 텍스트들에 정면 도전한다. 그는 '국가를 위해서라면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내던져도 아깝지 않다'고 주창하며 국가관을 심어줬다. 하지만 사회주의와 같은 서구 흐름이 일본 서민들에게 전해질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면서 '바보와 병신들에게는 종교가 꼭 맞는 구색'이라며 종교진흥책을 펼쳤다. 물론 자신은 무신론자였다. 그는 '멸망이야말로 오히려 조선 인민들의 행복을 크게 하는 방편'이라는 발언도 했다. 한 제국주의자의 시각을 통해 당시 일본 현대사의 흐름을 읽어볼 수 있다. 420쪽, 2만3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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