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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태의 중국책읽기] 張藝謨 鞏이 大膽地往前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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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리(蒲莉)/人民法院出版社/1993

낙후된 사회주의 국가라고 알고 있던 중국의 이미지를 이벤트 한 번으로 완전히 바꿔놓은 사람을 기억하십니까? 바로 장이머우(張藝謨) 감독입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을 회상하시면 됩니다. 당시 개막식 총감독을 맡았던 그는 베이징시 전체를 무대 삼아 5천 년 중국 역사와 최첨단 현대기술을 조합시켜 완벽한 예술작품을 빚었습니다. 깜짝 놀란 세계인들이 중국을 주목하기 시작했고, 그제야 비로소 새둥지모양의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물방울을 형상화한 수영장, 그리고 횃대 모양의 컨트롤 센터를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왜 하필이면 새둥지를 지었을까? 중국인들이 올림픽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그 답은 장이머우 감독의 영화 '인생'(活着)을 뒤져야만 알 수 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주인공인 후꿰이와 그의 외손자 만두가 그림자극 소품을 담았던 궤짝에 병아리를 담는 장면이 나옵니다. "병아리가 자라면 큰 닭이 되고, 큰 닭은 자라서 소가 될 것이고, 소는 자라서 기차나 자동차가 될 거야." 조손지간에 주고받는 평범한 대화로 보이지만 실상은 중국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말하고 있습니다. 중국인에게 있어 닭은 5덕을 갖춘 영물이기 때문에 장이머우의 병아리는 바로 '중국'이고 '중국의 미래'인 것입니다. 장이머우가 병아리를 그림자극 궤짝에 담은 것은 중국 전통의 바탕 위에 중국의 미래를 설계하자는 의미입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이 새둥지가 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런 장이머우 감독을 중국신문사의 푸리 기자는 그가 쓴 '장이머우 공리의 대담한 행보'(인민법원출판사' 1993)에서 '천재'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영화라는 장르를 통해 역사의 굽이진 흐름과 험한 구석을 파헤쳐 재구성하는 재주가 거의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평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베일에 싸인 남자입니다. 한때 공리와 부부관계였지만 그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적습니다. 그것은 그의 특별한 인생여정 때문입니다. 황포군관학교 출신의 아버지를 둔 소위 지식분자였던 그가 어느 날 '잠복간첩, 반혁명분자'로 전락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때문에 공부와 운동에만 매진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가 오늘날의 거장 장이머우 감독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인생지사 새옹지마(塞翁之馬)의 실제 증인인 것입니다. 어쩌면 그가 만든 작품은 모두 그의 자서전일지도 모릅니다.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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