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자 읽기] 말문 트인 과학자

랜디 올슨 지음/윤용아 옮김/정은문고 펴냄

'말문 트인 과학자'는 생물학자였던 지은이 '랜디 올슨'이 영화제작자로 직업을 바꾸면서 느낀 점을 풀어낸 책이다. 이 책의 주제는 '과학자가 대중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가'이다. 지은이는 과학적 지식은 한계를 뛰어넘고 질병을 고치며 인류를 존속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무슨 말을 하고, 그들이 하는 이야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를 달고 있다. 한 예로 과학자들은 일반인들이 참석하는 과학 세미나에서도 그들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해 대중과의 소통을 불가능하게 한다. 학문이지만 그것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한 소용이 없다. 대단한 연구 업적을 이룬 과학자가 의사소통에서 실패한 일화들은 숱하게 많다. 유전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멘델이 대표적인 예로 그는 의사소통을 못하기로 유명한 인물이었다. 연구는 훌륭하지만 대중과 의사소통을 못하는 과학자들을 위해 누군가 멘델상을 만들어도 될 지경이다. 멘델은 지극히 내성적인 사람이어서 사람들과의 대화보다는 무명의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고는 세상에서 조용히 사라졌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과학적 정보들을 알아듣기 쉬운 메시지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대화 스타일을 다시 생각해 보고 그래서 더욱 많은 대중과 의사소통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259쪽, 1만3천원.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