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와 한나라당 대구시당이 동남권 신국제공항(신공항)과 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유치 무산 등에 따른 대응책을 준비하기 위해 마련한 당정협의회에서 잇따른 대형 국책사업 실패에 대한 다양한 대응방안들이 논의됐다. 17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열린 이날 회의에는 대구지역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10명과 대구시와 대구시 산하 기관 간부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다양한 의견 개진만 있었지 뾰족한 대책이나 결론은 도출해내지 못했다.
유승민 대구시당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시도민들의 분노와 실망감, 한나라당에 대한 질책이 따가운 가운데 열리는 당정협의회"라며 "책임을 따지기보다 남은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건설적이고 진지한 대화를 하자"고 했다. 이에 김범일 대구시장은 "신공항과 과학벨트가 연이어 무산된 데 대해 죄송하고 책임을 통감한다"며 "신공항 불씨를 되살리고 세계육상대회의 성공적 개최, 대기업 유치, 내년 예산확보 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과학벨트 유치 실패 하루 만에 열린 탓인지 이날 회의에서는 양대 국책사업 유치 실패와 관련해 시작부터 대구시의 준비 소홀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현 정부를 향한 날 선 비판도 잇따라 제기됐다.
먼저 이명규 의원은 김 시장을 향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지 국책사업을 유치할 수 있다. 무조건 달려드니까 대구가 전국 다른 지자체의 공적이 됐다. 대구가 언제부터 과학벨트 유치를 위해 치열하게 준비했느냐"며 대구시의 준비 소홀을 질타했다. 주호영 의원도 "대구가 자기부상열차, 첨단의료복합단지, 신공항, 과학벨트 등 사실 많이 들이댔다"며 "(지역에서) 우리 지역 대통령이라는 점 때문에 (국책사업 유치를) 기대하지만 위원회를 구성해서 평가한 결과, 점수가 낮으면 쉽게 할 수 없다. 실력으로 경쟁해서 받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유승민 위원장은 "현 정부의 국책사업 선정 방향 자체가 틀렸다"며 "대형국책 사업을 중앙정부가 입찰하듯 선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하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조원진 의원도 "대구가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 평가에서 1위를 했지만 3위를 한 오송과 함께 선정했다. 이것이 현 정부의 현실이다"며 "이 정부 들어서도 30대 선도 프로젝트를 통해 호남지역 2조9천억, 충청도에 4조 이상을 줬지만 대구경북은 7천억원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종근 의원은 "신공항 재추진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착실하게 준비해야 하고 국토연구원의 용역 결과에 대한 국제컨소시엄 검증단의 검증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들끓는 지역 민심과는 다소 동떨어진 주장을 했고 이날 회의 성격과도 거리가 있어 보이는 '엉뚱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해봉 의원은 "영남권 국회의원 60여 명이 달려들어도 대통령 한 사람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 우리 정치현실"이라고 자조하기도 했다. 홍사덕 의원은 "과학벨트 거점지구에서 탈락했다고는 하나 대구 등에 내려오는 1조5천억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님에도 (대구시장은) 왜 얘기하지 않는가. 방폐장을 반납하고 원전 건설을 못 하겠다고 주장하나 그럴 수 없는 일이다"고 했다. 또 주성영 의원은 "한나라당은 이제 영남당도 아니고 TK당은 더욱 아니다. 이번 전당대회에 유승민 의원이 반드시 (당권에) 도전해야 한다"며 때아닌 '유승민 대표론'을 주장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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