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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인물] 인종편견 고집한 식물학자 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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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폰 린네는 생물의 속명(屬名)과 종명(種名)을 나란히 쓰는 이명법(二名法)을 창안, 식물분류학의 아버지로 불린다. 인간에게 호모 사피엔스라는 학명을 붙인 것도 그다. 존경받는 식물학자지만 인종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701년 스웨덴 웁살라 근교의 목사 집안에서 태어났다. 의학을 공부했으나 후에 식물학으로 전공을 바꿔 웁살라대학 교수가 됐다. 식물 분류에서는 과학적이었지만 인종 분류에서는 매우 몰(沒)과학적이고 인종차별적이기까지 했다. 그는 1735년 인간을 흰 유럽인, 노란 아시아인, 검은 아프리카인, 붉은 아메리카인, '괴물인' 등 5개 인종으로 분류했다. 이들 인종에 대한 그의 평가는 매우 자의적이고 편견에 가득 차 있다. 아프리카인은 게으르고 교활하며, 아시아인은 탐욕스럽고 산만하고, 아메리카인은 고집스럽고 화를 잘 낸다고 했다. 반면 유럽인은 창의적이고 겸손하며 법에 따라 행동한다고 했다. 괴물인은 푸에고 인디언 등 그가 보기에 괴상한 몰골의 비유럽 토착민들이었다. 현대 생물학은 이런 분류가 얼마나 난센스인지를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인종편견은 블루멘바흐, 고비노 등 많은 계승자를 거쳐 서구의 제국주의 지배를 뒷받침하는 이데올로기로 발전해갔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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