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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아파트에 입주한 황조롱이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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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매천동 박옥태 씨 집

"주인은 낸데 저거가 주인행세 합니데이."

대구시 북구 매천동 매천 휴먼시아 2단지엔 천연기념물 제323호 황조롱이가 둥지를 틀고 '입주'해 살고 있다.

206동 10층에 사는 박옥태(52) 씨에 따르면 지난겨울부터 베란다 쪽에서 무슨 소리가 나서 이웃집에 개를 키우는가 보다 하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데 한 달쯤 전 이른 아침과 저녁 무렵 계속 이어지는 소리의 정체를 알기 위해 베란다 에어컨 실외기 쪽을 어렵게 봤더니 이게 웬일인가, 조그마한 새 4마리가 실외기 아래에 둥지를 틀고 모여 있었다고 한다. 둥지의 재료는 베란다에 걸어놓은 시래기.

이날부터 박 씨 집안 식구들은 세수도 조용히, 밥도 조용히 전전긍긍 셋방살이를 하기 시작했다. 박 씨는"처음에는 4마리 정도 보이더니 지금은 한 마리만 살아남았다"며 "다음에는 내가 먹이를 줘서라도 더 많이 살리고 싶다"며 곧 날아갈 새끼 새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박 씨의 이야기를 한창 듣고 있을 때 "찌찌찌찌찌" 하며 새끼새가 울기 시작했다. 어미새가 온 모양이다. 밖을 보니 무언가 발에 쥐고 있는 어미새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집안의 사람이 움직이는 것을 본 듯 앞 동 옥상에 앉아 몇 번 확인하더니 다른 곳으로 날아가 버렸다. 사람이 없어야 올 모양이었다.

권오승 아파트 관리소장은 "작년에도 208동 18층에 무단 입주했던 황조롱이가 있었다"며 "우리 단지는 중앙광장 조경면적만 5천㎡ 이상이며 주변에 팔거천이 있어 먹이가 될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황조롱이는 몸길이 30~33㎝의 매류에 속하는 동물로 수직 비상하여 정지비행하다 먹이를 잡는 특성이 있다. 4월 하순에서 7월 초순에 4~6개의 알을 낳아 한 달 후 독립시키는 텃새이다.

글·사진 김도형 시민기자 sk8049797@empas.com

멘토:김대호기자 dh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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