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미미했으나 그 끝은 창대했다. 댄서이자 가수였던 조세핀 베이커(1906~1975)가 그 전형이다. 한낱 섹시한 춤을 추는 댄서였지만, 죽었을 때는 프랑스 전 국민이 애도하는 국장(國葬)으로 예우받았다.
1906년 오늘,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났으나 아버지가 누군지도 불분명했다. 전형적인 흑인 불량소녀였다. 12세 때부터 집없이 떠돌다 길거리에서 춤을 배워 무대에 섰다. 1925년 파리에서 전라의 공연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프랑스에 정착했다. 영화에 출연하고 히트곡도 여럿 발표해 유명 연예인이 됐다.
나치가 프랑스를 점령하자 레지스탕스 운동에 적극 뛰어들었다. 나치 고위인사들에게서 빼낸 정보를 드골의 자유프랑스군에게 전달했다. 속옷에 문건을 감추고 검문을 빠져나가는 등 위험한 순간도 많았다. 전쟁후 드골 대통령에게서 무공십자훈장을 받았다. 미국 민권운동에도 크게 기여해 마틴 루터 킹 목사와 함께 시위를 벌였다. 전쟁고아를 구원하고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의미로 한국 출신을 비롯해 12명의 다인종 아이들을 입양해 키웠다. 파리에서 뇌일혈로 사망하자 군악대가 동원돼 국가적인 장례가 치러졌다. 멋진 삶이었다.
박병선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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