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국뇌연구원 대구(동구 신서 첨단의료복합단지 내 5만2천㎡) 설립이 확정됐다.
인류 최후의 프런티어 영역으로 꼽히는 '뇌'는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이다. 뇌 연구는 산업, 교육, 문화 등 우리 삶 전반에 걸쳐 일대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대구는 국가 차원의 첫 뇌연구기관 유치에 성공, 21세기 뇌혁명 시대를 선점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섰다. 특히 뇌연구원은 치매'우울증'알츠하이머'파킨슨병 등 각종 뇌질환의 원인 규명과 치료 연구를 병행할 예정으로, 대구 첨단의료산업 육성의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뇌연구원 유치 효과
'근육을 단련하듯 뇌도 단련할 수 있다'는 콘셉트로, 전 세계에 1억 대 판매고를 올리며 게임산업에 두뇌 바람을 불러온 닌텐도DS, 단기간에 검색분야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구글(Google)의 성공 비결은 뭘까?
(재)한국뇌과학연구원 장래혁 선임연구원은 "닌텐도와 구글의 성공 신화 배경에는 '뇌과학'이 숨어 있다"고 했다.
닌텐도는 일본 뇌과학의 1인자로 불리는 가와시마 류타 박사가 출간한 '뇌를 단련하는 성인용 계산연습'이라는 책을 바탕으로 개발됐고, 구글 검색 시스템 역시 인간 두뇌의 정보처리방식을 연구하는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
장 선임연구원은 "1990년대 후반 들어 쏟아져 나온 뇌과학적 연구 결과들은 2000년대 들어 건강, 교육, 미디어 분야로 확산되면서 산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형태의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가 한국뇌연구원 설립에 뛰어든 이유 역시 뇌연구가 21세기 대표적 융합연구 분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2008년 현재 보건 R&D 예산의 18%에 해당하는 52억달러를 매년 뇌연구에 투입하고 있고, 일본은 1996년 '뇌의 세기'를 선언하고 뇌연구를 강화하기 시작해 생명과학 예산의 7%(300억엔)를 매년 뇌연구에 투자하고 있다.
뇌 연구는 또 대구 첨단의료산업 육성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 세계 뇌신경계 환자 수는 20억 명(세계 인구의 31%)으로, 인구 고령화 및 산업화에 따른 지속적 증가가 불가피하다. 뇌신경계 질환으로 발생하는 직간접적 비용을 모두 포함한 경제적 부담은 전 세계 2조달러로 추정되며, 암의 7배, 당뇨병의 10배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경우 만성질환 사망률 중 뇌혈관질환이 2위이고, 성인의 정신질환 평생유병률은 30%이며,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김유승 이사장은 "뇌연구원과 연계해 뇌질환 신약 및 의료기기 개발에 주력한다면 첨단의료단지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다"며 "특히 국립암센터 분원 추가 유치를 통해 뇌종양 분야에 특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치 이후 과제
대구시는 뇌연구원 유치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사업비(지방비)를 고민하고 있다. 대구시와 막판까지 유치 경쟁을 벌였던 인천'대전시가 돌연 뇌연구원 유치를 포기한 배경에는 지방비 부담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 유치신청 당시 예산안은 대구시 1천600억원, 경북도 300억원, 중앙정부 638억원, DGIST 100억원 등 모두 2천650여억원.
최초 안에 근거한다면 대구시 지방비 투입은 국비 지원의 2배가 넘는다. 대구시는 "현실적으로 최초 안 수준의 지방비 투입은 어렵다"며 "교과부도 마지막까지 지방비 투입 현실성을 고민했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또 경북도와 협력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년 전 유치 당시 대구시와 DGIST는 경북도 및 포스텍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300억원을 부담하는 경북도는 과학벨트 유치 실패 이후 이렇다 할 입장 표명이 없다. 첨단의료단지-뇌연구원 본원, 포스텍-뇌연구원 분원 설립 구상 역시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이에 대해 대구시 곽영길 과학산업과장은 "교과부와 협의해 최선의 대안을 마련하겠다"며 "경북뿐 아니라 서울, 인천, 대전 등 전국 뇌과학계와의 네트워크를 통해 뇌연구원 유치 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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