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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쉬운 수능시험이 오히려 입시 지옥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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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치러진 모의 수능시험이 너무 쉽게 출제돼 수험생이 혼란을 겪고 있다. 한 입시 전문기관은 수리 가의 1등급 컷을 97점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수능시험의 컷 79점보다 무려 18점이나 높다. 수험생들 사이에서 1등급 컷이 만점일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던 언어는 많은 기관이 97~98점을 예상했다. 이는 한 문제만 틀려도 백분위가 4% 선으로 떨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이번 시험은 매우 중요하다. 재수생을 포함한 전 수험생이 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정확한 자신의 전국 성적 순위를 알 수 있다. 또 9월에 치를 모의 수능과 함께 2012학년도 수능시험의 출제 경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이다. 이를 미뤄볼 때 그동안 정부가 공언한 것처럼 올해 수능시험은 매우 쉽게 출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소위 최악의 '물 수능'이 가져올 파장이다. 당장 8월부터 시작할 수시모집의 경쟁률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시험의 변별력이 떨어지면 최상위권 수험생까지 수시모집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또 정시에서도 고득점자가 크게 늘어 치열한 눈치작전의 입시 지옥이 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강화할 각 대학의 입시 전형도 걱정이다. 수능시험의 변별력을 없애면 대학은 심층 면접 등을 통해 우수 학생 확보에 나설 것이다. 과거 수능시험이 쉬울 때마다 대학이 논술과 심층 면접을 강화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그동안 정부는 사교육 줄이기에만 매달려 물 수능의 부작용을 무시했다. 사교육은 제대로 줄이지 못하고 대학 입시만 더욱 복잡하고 힘들게 만든 셈이다. 수능시험은 학력 수준 정도를 가늠하는 시험이 아니다. 또 변별력이 없는 시험은 아무 의미가 없다. 정부는 이번 시험 결과를 철저히 분석해 수능시험이 변별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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