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 속에 타오른 '등록금 촛불'…대구 2·28공원

대학생·학부모 대구 2·28공원서 2시간여 집회

10일 오후 대구 2·28기념중앙공원에 모인 대학생들이 촛불을 밝힌 채
10일 오후 대구 2·28기념중앙공원에 모인 대학생들이 촛불을 밝힌 채 "정부, 여당은 약속한 반값 등록금을 조속히 시행하라"고 외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전국을 달구고 있는 '반값 등록금 요구' 촛불이 대구에서도 타올랐다.

10일 오후 7시 대구 중구 공평동 2·28기념중앙공원에 내린 굵은 빗방울도 촛불을 끄지는 못했다. 시민들은 비를 맞으며 하나둘씩 공원 입구로 모여 들었다. 경북대 학생 50여 명은 학교에서 공원까지 1시간 동안 걸어와 힘을 보탰다.

박아름(25'여'계명대 4) 씨는 "학자금 대출을 네 번 받고나니 이자만 한 달에 20만원"이라며 "3년씩이나 휴학해서 돈을 벌어야 했던 것은 대학 등록금이 미쳤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987년 6월 10일 민주화를 외치며 저항했던 대학생들 중 학부모가 돼 촛불을 든 사람들도 있었다. 대학교 1학년 아들과 고2 아들을 키우는 김모(48'여) 씨는 "24년 전 민주화를 위해 시위에 참가했지만 오늘은 학부모로서 촛불 집회에 참가했다. 한 학기에 400만 원씩 등록금을 내고 다녀도 청년 실업자가 늘어나는 불안한 현실이 우리 대학생들과 학무모를 거리로 내모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집회는 궂은 날씨임에도 2시간 넘게 이어졌다. 대구경북지역 한국대학생연합 길정혜 집행위원장은 "대학생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집회에 많이 참가한 것은 등록금 문제가 사회 전체의 문제라는 뜻"이라며 "앞으로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를 활용해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은 90여 명의 인력을 투입했으며 집회 참가자들과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한편 서울에서도 정부와 여당에 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6'10 국민촛불대회'가 10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렸다.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과 전국등록금네트워크(등록금넷), 야4당 등 참가자 5만여 명(경찰추산 5천여명)은 "이명박 대통령은 공약했던 반값 등록금을 제대로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행진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집회 참석자 간에 가끔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큰 충돌 없이 오후 10시40분쯤 행사가 끝났다. 이날까지 13일째 반값 등록금 촛불 집회를 연 한대련과 등록금넷 등은 11일에도 오후 7시에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갖는 등 앞으로 매주 금요일마다 집중 촛불 집회를 열 계획이다.

황수영·황희진·백경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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