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오리온스가 15일 KBL에 대구에서 고양으로 연고지를 옮기는 이전 신청서를 제출했다. 애초 20일로 예정됐던 고양시와의 연고지 이전 및 체육시설 이용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려던 계획을 앞당겨 14일 이를 마무리한 오리온스는 KBL 이사회 승인을 자신하며 이날 대구 사무실과 선수단 숙소를 고양으로 옮기는 등 발빠르게 대구에서의 흔적을 지우고 있다.
오리온스 심용섭 단장은 이날 고양시와의 MOU 체결 후 "연고지 이전이 한 번도 부결된 적이 없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승인하는 것이 관행이다. 지금까지 관행대로 이사회에서 승인해 줄 것"이라고 했다. 연고지 결정이 이사회 승인을 받지 못한 전례가 없기에 고양시로의 이전도 문제없다는 속단을 내린 셈이다. 이전 승인 결정권을 쥔 KBL 이사회가 프로농구 각 구단주의 위임을 받은 단장들로 구성돼 3분의 2 이상 참석에 과반수 이상 동의를 얻는 데 문제가 없다고 본 것.
오리온스는 이를 근거로 연고지 대구에는 한 마디 언급도 없이 몰래 연고지 이전을 추진해왔고, 이사회 승인 전에 숙소까지 옮기며 이전을 강행하고 있다.
하지만 KBL이 오리온스의 일방적인 연고지 이전을 승인할 경우 타 구단에 나쁜 선례를 남겨 제2, 제3의 오리온스가 나올 것이란 지적도 높다. 특히 최근 변화를 모색하며 1996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총재 경선을 이끌어낸 이사들이 부도덕한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오리온스의 연고지 이전을 이전의 관행인 밀실행정으로 손을 들어줄지는 미지수다.
대구시농구협회 관계자는 "자신들이 추천한 수장을 농구발전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초유의 경선까지 치러 교체하는 등 변화를 주장한 KBL 이사회가 도둑이사를 하듯 팬들을 저버린 채 구단의 입장만 내세우는 오리온스의 연고지 이전을 관행처럼 승인해준다면 자신들의 개혁의지를 부정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와 대구시농구협회, 오리온스 서포터스는 농구 발전을 저해하는 오리온스 구단의 비도덕적인 행위를 강하게 비판하며 KBL에 '이사회의 연고지 이전 승인 거부'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는 한편 오리온 그룹 제품 불매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오리온스는 14일 뒤늦게 홈페이지에 "15년간 연고지였던 대구를 떠나게 돼 아쉽지만 구단의 변화와 개혁을 위한 노력의 하나로 이전하게 됐다"고 이전 경위를 밝혔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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