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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자 읽기] 낙법(권순진 지음/문학공원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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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가는 클래식 음악 연주회에서/ 나는 이 곡을 잘 안다, 그래서 끝나는 부분이 어딘지도 안다/ 그걸 과시하기 위해 연주가 끝나자마자/ 잽싸게 박수를 쳐대기 시작하는 사람들과/ 뒤따라 허겁지겁 치는 박수에 짜증이 난다.' -짜증난다- 중에서

권순진 시인의 시는 '생활의 풍경화' 같다. 공연장에서, 텔레비전에서, 시장에서 마주친 풍경에 때로는 짜증을 내고, 때로는 행복해하고, 때로는 남세스러워한다. 사람살이에서 불거져 나오는 혹은 연출되는 장면을 보편적 인식을 가진 눈으로 보고는, 시인의 삐딱한 가슴으로 써내려 가는 것 같다.

시인의 이 삐딱한 시선을 문학평론가 김순진(고려대 평생교육원 강사)은 "메타포를 많이 사용하는 일반 시인들과 달리 권순진 시인은 독자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은연중에 반어, 역설, 대구, 환유 등 다양한 수사법을 사용함으로써 시적 완성도를 배가시킨다"고 말한다. 권순진의 시적 소재는 일상이다. 늘 겪어오던 일상인데, 때로는 한번쯤 나도 그런 말을 하고 싶었는데, 했던, 그러나 지나치고 말았던 틈새를 자연스럽지만 집요하게 파고들어 시로 형상화해내는 것이다. '지금도 어디론가 사라진 몇 권 말고는 번호 순서대로 줄을 세워놓고 있다. 몇 번 이사 다니면서 라면박스에 넣고 끈으로 묶는 일이 귀찮아 내다버릴까 딸막딸막했던 적도 두어 번 있었다.' -무거운 책- 중에서. 159쪽, 9천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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