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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대통령 많이 나와 잘된게 뭐 있습니까"

매일신문 정치 아카데미 강연…"대구경북도 이제 변화를"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매일신문 정치아카데미 초청 강사로 나서 대통령선거 전망과 관련,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매일신문 정치아카데미 초청 강사로 나서 대통령선거 전망과 관련, "내년 4월 총선의 결과를 지켜봐야 진정한 대통령 후보가 누구인지 알 수 있다"며 "현재의 1등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솔직히 대구서 대통령을 많이 찍어 줬지만 잘된 게 무엇이 있나요. 실업률, 부도율, 1인당 생산 등에서 전국 꼴찌가 아닙니까? 이제는 '변화'를 택해야 21세기를 살아갈 수 있습니다."

15일 오후 매일신문사 11층 강당에서 열린 '매일신문 정치아카데미' 제5강의 초청강사로 나서 2시간 넘게 마이크를 잡고 영호남 지역감정의 극복과 변화하는 시대정신을 강조한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특히 현 정부의 실정(失政)과 비리 의혹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BBK 등 많은 비리의혹이 제기됐음에도 '경제만은 살리겠지' 하는 생각에 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을 선택했지만 서민대출이 높아지고 저축은행 부실 등 현 경제는 파탄지경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 역시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았다. 박 전 대표는 "지난 10년간 평화의 바다였던 서해안이 화약고가 된 것은 지난 4년간 현 정부가 펼쳐온 대결위주의 대북정책 때문이다"며 "지금 한반도에서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의 핵 위협으로, 더 이상 북한을 자극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DJ정부 당시 대북특사로 활동할 당시 경험을 토대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한 내에서 가장 개혁'개방적이고 친미(親美)주의자"라며 "김정일이 살아 있을 때 북한 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현 정부의 실정 탓에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변화의 물결이 감지된다고 했다. 그 중심에 대구경북이 있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역구가 있는 지역이라는 점을 의식한 듯 박 전 대표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청와대의 이명박 대통령과 여의도의 박근혜 대통령 등 우리나라에는 대통령이 2명이 있다"고 친이계와 친박계가 갈등을 벌이고 있는 여권의 정치상황을 꼬집은 뒤 "두 사람 모두 국정운영 파탄에 대해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삼화저축은행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검증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가 동생 지만 씨에 대한 의혹에 대해 '본인이 아니라고 했잖아요'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 목소리를 더 높였다. "국민들은 '대전은요?'로 대표되는 박 전 대표의 한마디 정치를 더이상 원하지 않는다. '말 한마디에 모두 따르라'는 식의 발언은 박정희 군사 독재 시절의 잔재에 불과하다"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미래 권력'인 박 전 대표가 각종 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해명하고 국정운영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내년 대선 전망에 대해서는 내년 4월 총선이 끝나야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지금은 유력한 여야 대선후보로 떠오르고 있지만 현재의 1등은 의미가 없다.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이다. 내년 4월 총선의 결과를 지켜봐야 진정한 대통령 후보가 누구인지 알수 있다"고 밝혔다.

"이회창, 박찬종, 고건, 이인제 등은 과거 독주를 하다가 모두 선거를 코앞에 두고 고배를 마셨다. 그동안 1등 한 사람이 대통령이 된 적을 못 봤다"는 말도 했다. 박근혜 대세론에 대한 견제였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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