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꽃이 바구니 가득 소복하게 담겨 있다. 이것이 '꽃'으로 읽히지 않고 '밥'으로 읽히는 것은 진달래라는 소재가 주는 독특한 정서 때문이다. 진달래는 고향 같기도 하고, 첫사랑같기도 하면서 어머니 냄새가 나는 것 같은 꽃이다. 어린 시절 배고픔과도 닿아 있고, 그것을 달래던 마음과도 닮아 있다.
작가 김정수는 오랫동안 진달래를 그려왔다. 진달래꽃은 작가에게 유년 시절의 추억을 넘어 한국적 정서의 원형, 한국인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것이다. 특히 어머니의 기억과 겹쳐지면서 작가는 진달래를 그리며 이 땅의 어머니 사랑을 이야기한다. 캔버스가 아닌 아마포 위에 여러 번 겹쳐 진달래꽃을 그려내면 진달래꽃은 아스라한 느낌으로 화면 가득 피어난다.
도시의 하늘 위에서, 지붕 위로 하늘하늘 떨어지는 진달래 꽃잎은 축복의 이미지다. 그가 '이 땅의 어머니들을 위하여'라는 제목을 단 그림에서 분홍빛 진달래꽃잎은 고단한 일상 위로 내려앉는다.
작가는 진달래의 이미지를 원형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보길도에서 설악산까지 진달래 길따라 걷기도 했으며 진달래 꽃잎의 아스라한 특성을 표현하기 위해 세계 곳곳의 화방을 뒤지기도 했다. 무념무상의 상태로 아홉 번가량 덧칠하면서 진달래의 꽃잎을 표현하는 데에 성공했다.
한국적 정서를 표현하는 중견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작가는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대중적으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김정수의 전시는 갤러리 전 이전개관 기념으로 7월 16일까지 열린다. 진달래꽃이 선사하는 축복을 감상할 수 있다. 053)791-2131.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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