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름다운 삶] 후원회원제 장학회 4년째 운영…박은식 대강장학회 이사장

"작은 정성들 모여 그늘진 학생들에 빛 된다면 큰 보람"

"비록 작은 규모의 장학회이지만 제자나 목사, 친구 등 많은 분들이 정성껏 도와주고 있어요. 실개천이 모여 강을 이루듯 십시일반 정성을 모으면 그늘진 학생들에게는 큰 희망을 줄 수 있죠."

36년간 교직에 몸담고 있다가 퇴임한 후 대강장학회를 설립한 박은식(69) 이사장. 그는 배움에 목마른 가난한 학생들에게 학업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 '장학금 전도사'가 됐다. 항상 그의 손에는 장학금 후원카드가 들려 있고 틈만 나면 지인들을 찾아 후원회원으로 가입시키고 있다.

박 이사장은 2008년 (사)나눔과기쁨 산하에 대강장학회를 설립하고 4년째 운영하고 있다. 장학기금 조성은 다른 장학회와는 달리 후원회원제다. 후원자는 매달 5천원에서 1만원, 2만원, 3만원 등 약정한 금액을 매달 통장 자동이체로 모금하고 있다.

"후원자는 현재 200명이 넘고 있어요. 장학기금도 연간 1천500만원 정도 적립되고 매년 학생 25명에게 장학금 혜택을 주고 있어요."

장학금 지급 대상자는 소년소녀가장, 탈북자 자녀, 개척교회 목사 자녀 등 다양하다. 장학금 지급액은 초등학생 10만원, 중'고등학생 20만~50만원, 대학생 50만~150만원 정도다.

"장학회 설립 당시 제 가족부터 후원자로 가입시켰죠. 아내, 아들, 사위, 형제 등 모두 13명이 회원으로 참여했고 지금도 매달 15만원 정도 기금을 내고 있죠."

대구영남교회에 34년간 시무장로로 있는 박 이사장은 자신이 소속한 교회에서도 목사, 성도 등이 참여해 연간 400만원 정도의 기금을 모아 보태주고 있다고 했다.

"저에게 큰 자산은 지역에 제자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경복중, 협성중 제자들 중에는 의사도 많아요. 이런 제자들이 대강장학회에 도움을 많이 주고 있거든요."

용인대 졸업 후 1968년 원주 대성중'고교에서 첫 교편을 잡은 박 이사장은 대구 경상여고, 협성중, 경복중, 제일고, 경북여상, 금오중학교를 거쳐 금호공고에서 5년간 교장으로 재직하다 2004년 퇴임했다.

후원 제자로는 경산 서영호 서요양병원 원장, 김규태 안과의원 원장, 이진근 수정형외과의원 원장 등 2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매달 기금을 보내주고 있다는 것. 또 오정석 베델한의원 원장, 신철원 협성교육재단 이사장 등도 정성을 보태주고 있다고 했다.

"북한을 이탈한 지 11년 동안 대구에 살면서 남편을 잃고 초교생 자녀 2명을 데리고 어렵게 사는 탈북자 가정에도 지난달 첫 장학금을 지급했어요. 지급 액수는 20만원이지만 탈북 2세들이 반듯하게 공부해 한국사회에 밝게 정착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앞으로 매년 3번 정도 장학금을 전달할 예정이에요."

이 밖에도 대강장학회는 어렵게 사는 모녀가정인 강자은(27'대구대 심리교육학과) 씨에게 2년간 장학금을 지원해 졸업을 도왔고, 홀몸여성인 만학도 김옥분(60) 씨에게도 장학 혜택을 줘 배움의 길을 열어주었다.

"한번은 칠곡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이 우리 장학회에 백미 160㎏을 보내왔어요. 얼마나 고마운지. 그래서 받은 백미를 장학회와 인연이 있는 소년소녀가장, 홀몸노인 등 16명에게 나눠 전달했지요."

박 이사장은 학생이나 노인을 대상으로 효나 건강관리에 대한 강의에도 바쁘다. 강의 횟수만 벌써 60차례 넘고 강의로 받은 강의료는 거의 모두 장학기금으로 적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제를 좋아하는 자는 풍족하여질 것이요. 남을 윤택하게 하는 자는 윤택하여지리라.' 이는 박 이사장이 평생 가슴에 새기고 사는 성서 잠언이다. 그는 여생도 남에게 베푸는 삶을 살고 노인복지에 열정을 쏟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유도공인 8단이기도 한 박 이사장은 1970년대 대구에서 10년간 유도체육관을 운영하기도 했다. 2004년 대구시 장로총연합회 회장을 역임한 박 이사장은 영남대 총동창회 이사직을 27년간 맡고 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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