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내년 등록금을 15% 낮추겠다고 했다. 실질적인 인하 10%와 장학금과 학자금을 통한 5% 인하다. 재원은 1조 5천억 원으로 정부 예산 1조 원과 대학의 장학금 5천억 원이다. 황 원내대표는 "2013년에는 24%, 2014년에는 30%로 내리고, 이를 위해 6조 5천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안은 한나라당을 제외한 모두에게 반발을 샀다. 청와대와 예산 부서인 기획재정부는 아직 협의가 안 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재원 마련에 대해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초중등교육 예산 전용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측은 5천억 원 부담에 대해 앞으로 정부 안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대교협은 그동안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등록금을 내릴 수 없다는 태도였다. 또 야당은 졸속대책이라고 비난하고, 학생과 학부모는 인하 폭이 작은 데 불만이다. 등록금 인하에는 찬성이지만 한나라당의 일방통행식 발표와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다른 목소리를 내는 셈이다.
매년 대입 수험생이 70만 명에 이르는 것을 생각하면 반값 등록금 문제는 전 국민의 관심사다. 또한 황 원내대표의 첫 발표 뒤 한 달여 동안 폭넓은 공감대가 이뤄졌다. 그러나 알맹이 없는 이번 대책 발표로 앞으로의 논의가 겉돌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정부와 협의가 안 된 것에 대해 황 원내대표는 "6월 안에 대책안을 만들지 못하면 내년 예산을 짤 수 없다"고 했다.
이번 사안의 목표는 뚜렷하다. 내년 학기부터 등록금을 적정선 아래로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 문제를 정치적 목적을 위한 주도권 다툼으로 변질시켜서는 안 된다. 이해타산을 넘어선 정부와 여야의 적극적인 협력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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