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왕의 여자. 그들에 관해 증언할 수 있는 사람은 오늘날 아무도 없다. 1910년 이전에 왕궁(황궁)에 살았던 몇몇 여인들이 자신의 경험을 증언한 적은 있지만, 모든 증언을 합한다 해도 왕의 여자에 관한 전체 그림을 완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저자는 문헌사료나 고대 문학작품을 연구하며 이 책을 완성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모든 궁녀, 모든 후궁, 왕후다.
왕의 여자라 할 수 있는 왕후, 후궁, 궁녀들의 다양한 기원, 자격, 선발 과정, 인원, 직무, 품계, 사랑, 출산 등에 대해 각종 표와 통계를 함께 제시하며 이야기하고 있다. 사료를 근거로 하여 있는 사실을 '분석'하고 '정리'한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텔레비전이나 영화 등을 통해 막연히 알고 있는 '그녀'들의 삶에 가까이 접근하여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500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조선을 통치한 27인의 왕 옆에는 36인(후궁 출신 4인 포함)의 왕후와 101인의 후궁, 그리고 통계조차 낼 수 없는 수많은 궁녀들이 있었다. 만인지상의 자리에 있는 한 명을 위해 존재했던 왕후와 후궁, 그리고 궁궐의 곳곳에서 그들의 손과 발의 역할을 했으며 때로는 눈과 귀의 역할까지도 한 궁녀들 모두는, 좁게는 조선 왕과 조선 왕실사의 한 부분이었으며 넓게는 500년 조선 역사의 한 축이었다. 336쪽, 1만3천원.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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