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보양식] 내 체질엔 어떤 게 맞을까

삼계탕을 먹을까, 장어를 먹을까, 아니면 보신탕을 먹을까.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여름 보양음식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의학에서는 자신의 건강상태나 체질에 맞지 않은 음식은 보양은커녕 되레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건강한 사람이 한두 번 먹는 것은 괜찮지만 자주 섭취하거나 몸이 약한 경우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대구한의대 사상체질과 최애련 교수는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먹는 음식만으로도 충분히 더위를 이겨낼 수 있으나 여름 보양식은 체력 증진과 기력 보충에 좋다"면서 "몸에 좋은 음식이라도 체질에 맞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상의학에 따른 4가지 체질별로 궁합에 맞는 여름 보양식을 소개한다.

◆태양인-전복죽·붕어찜

한국인 1만 명 중 3, 4명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극히 드문 체질이다. 폐대간소(肺大肝小)형으로 폐 기능이 좋은 반면 간 기능은 약하다. 더위에 견디지 못하고 쉽게 지치는 것이 특징이다. 상체에 비해 하체가 약하고 몸에 열이 많아 평소에도 땀이 많은 편이다.

여름철 무더운 날씨로 인해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심한 갈증을 느끼고 소변 양이 줄어들어 기력이 약해진다. 따라서 더운 음식보다는 차가운 음식이 좋고, 특히 담백하고 지방질이 적은 해물류나 채소류가 좋다. 태양인의 여름 보양식으로는 전복죽, 붕어찜, 가시오가피 엑기스가 좋다. 또 무더위에 지칠 때 신선한 포도, 다래와 같은 과일을 섭취하면 수분 공급에 좋다.

◆소양인-복어·돼지보쌈

비대신소(脾大腎小)형으로 비위에 열이 많은 체질이다. 평소 소화력이 좋아 소화 장애를 겪는 경우는 드물지만 여름철에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음기가 소모돼 소화력이 떨어지거나 입맛을 잃게 되고 변비가 생기기 쉽다. 또한 더위에 약해 야외 활동을 많이 하는 경우 일사병이 생기기도 한다.

따라서 소양인에게는 차갑고 음기가 많은 음식이 도움이 된다. 여름 제철 과일인 수박이나 참외, 오이냉채, 녹두전 등을 먹으면 열을 내려주면서 음기를 보충해주기 때문에 잃었던 입맛을 되찾을 수 있다. 알로에는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어 생으로 갈아먹거나 환으로 먹을 경우 체내의 열을 식혀줘 변비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보양식으로는 복어요리나 돼지보쌈이 좋다. 하지만 삼복에 즐겨 먹는 삼계탕, 보신탕, 인삼 등의 열이 많은 음식은 해롭다. 또 가끔씩 지인들과 맥주 한잔하면서 기분 전환하는 것도 여름철 좋은 피서법이다.

◆태음인-콩국수·설렁탕

간대폐소(肝大肺小)형의 태음인은 운동이나 목욕 등으로 땀을 적당히 흘리면 노폐물이 배출되고 혈액순환이 잘돼 건강에 좋다. 다른 체질에 비해 위장기능이 좋고 식성이 좋은 체질이므로 비만해지기 쉽고 고혈압, 중풍, 심장질환 등 성인병에 걸리기 쉽다.

따라서 태음인은 양보다는 질을 따져 동·식물성 고단백질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여름철 보양식으로는 콩국수나 설렁탕이 좋으며, 수시로 오미자차, 칡차를 마시면 여름철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태음인에게 조개, 새우 등의 해산물이나 지방질이 많은 음식은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소음인-삼계탕·추어탕

신대비소(腎大脾小)형으로 신장 기능은 좋으나 비장과 위장의 기능은 약한 편이다. 몸이 차가운 체질이므로 웬만한 더위에도 영향을 받지 않아 여름을 잘 지내는 편이다. 하지만 체력이 약하고 소화 기능이 약해 여름철 차가운 음식을 먹거나 땀을 많이 흘리면 맥을 못 추고 몸이 차가워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소화시키기 쉽고 따뜻한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음식을 조리할 때 고추, 마늘, 겨자 등을 적당히 사용하면 식욕을 북돋워 주고 소화에도 도움이 된다.

여름철 보양식으로는 삼계탕과 추어탕이 좋으며, 몸을 따뜻하게 하고 기의 순환을 도와주는 인삼차나 수정과, 생강차를 틈틈이 마셔주는 것도 여름철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소음인은 여름철에 무엇보다 땀을 많이 흘리는 활동을 삼가고 냉방병에 주의해 몸을 따뜻하게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도움말·대구한의대 사상체질과 최애련 교수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