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사람들의 도시 탈출도 줄을 잇고 있다. 여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피서지는 산과 바다다. 하지만 여름철 최고 피서지로 꼽히는 곳은 따로 있다. 바로 동굴이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는 삼복더위에도 동굴 속 평균 온도는 10℃를 조금 넘는다. 찜통더위도 범접을 못하는 동굴은 더위를 달래기에 최적의 장소다.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이색동굴과 함께 이색터널을 소개한다.
◆울산 자수정동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영남 알프스 자락(신불산)에 위치해 있다. 자수정동굴은 천연동굴이 아니라 인공동굴이다. 자수정을 캐던 광산이 폐광되자 관광지로 개발했다. 길이 2.5㎞, 넓이 1만6천㎡의 자수정동굴은 1층과 2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실내온도가 12~16도를 유지하고 있어 겨울에는 '난방동굴', 여름에는 '얼음동굴'로 불린다. 동굴 입구에 서면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한여름에도 한기를 느낄 정도다. 동굴 밖 기온이 무더울수록 동굴 속 온도는 내려간다고 한다. 외부 기온이 30도를 넘으면 동굴 기온은 12도까지 떨어진다는 것.
동굴 내부는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자수정 원석을 볼 수 있는 자수정관을 비롯해 자수정 기체험실, 이집트 문명을 감상할 수 있는 이집트관, 원시 인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인류변천사관, 반구대암각화 등 다양한 볼거리가 동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반구대암각화는 국보 제285호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암각화를 본떠 만든 모형이다.
울주 대곡리 반구대암각화는 높은 역사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이 쉽게 볼 수 없는 것이 흠이다. 1960년대 사연댐이 건설된 이후 갈수기가 아니면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들이 반구대암각화를 볼 수 있게 1998년 모형을 만들어 전시하게 되었다고 한다. 동굴 중앙에는 공연장이 마련되어 있다. 오전 10시 30분, 낮 12시, 오후 1시 30분, 3시, 4시 30분, 6시 중국 기예단이 출연해 30분간 묘기를 선보인다.
10인승 동력 보트에 몸을 맡기면 보트를 타고 동굴을 둘러볼 수도 있다. 수로를 따라 신비한 동굴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 보트는 수시로 출발한다. 10명이 되지 않아도 타려는 사람이 있으면 바로 출발한다. 보트로 동굴을 둘러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7분 정도로 짧지만 이색적인 체험을 하기에는 충분하다.
자수정동굴은 테마파크를 연상시킨다. 동굴 밖에는 물놀이장을 비롯해 사계절 내내 썰매를 탈 수 있는 썰매장, 동물공원, 곤충체험전시관, 얼음조각전시관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또 바이킹'범프카'회전목마'유령의 집 등이 있는 놀이공원도 있다. 여러 시설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입장권이 없다. 물놀이장, 얼음조각전시관 등을 이용하려면 입장권을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동굴 입장료는 성인의 경우 5천원. 보트로 동굴까지 관람할 수 있는 입장료는 성인의 경우 9천500원이다.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052)254-1515.
무주 특산물 머루, 청도 감와인 숙성·저장하는 곳
◆무주 머루와인동굴·청도 와인터널
무주 특산물인 산머루와인을 숙성'저장'판매하는 곳으로 한국의 백경 중 하나인 적상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다. 머루와인동굴도 천연동굴이 아니다. 1994년 양수발전소 건립 당시 사용했던 작업터널(길이 579m, 높이 4.7m, 폭 4.5m)을 리모델링해 실내온도 12~15도의 와인동굴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머루와인동굴은 외부공간인 와인하우스와 내부공간인 머루와인 비밀의 문으로 구성돼 있다. 와인하우스에서는 머루쿠키'푸딩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으며, 머루와인 비밀의 문에서는 와인 시음과 와인 구매를 할 수 있다. 또 와인을 무료로 보관할 수 있는 키핑장도 마련돼 있다. 그동안은 무료 입장이 가능했지만 이달부터 2천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입장이 가능하다. 063)322-4720.
청도군 화양읍 송금리 위치한 와인터널은 1898년에 완공된 구 남성현 터널(길이 1㎞, 높이 5.3m, 폭 4.5m)을 개조해 만든 와인 저장소로 대구에서 가까워 데이트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연중 13~15도와 60~70%의 습도를 유지해 와인 숙성 및 보관에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이곳에는 15만 병이 넘는 와인이 저장되어 있는데 모두 청도 특산품인 반시를 이용해 만든 감와인이다. 감와인은 2005년 11월 부산 APEC 정상회의 참가대표단 리셉션 만찬주, 지난해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건배주로 선정되면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무료 입장. 대구에서 팔조령을 넘어 용암온천 방면으로 4㎞ 정도 가면 나온다. 054)371-1904.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Tip
긴옷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동굴을 천천히 둘러보려면 최소 30분 이상은 소요되며 공연까지 보면 동굴에 머무르는 시간이 1시간 이상이 되기 때문이다. 어른의 경우 동굴 높이가 낮은 일부 구간을 지날 때는 머리 조심도 해야 한다.
인근에 통도사가 있어 함께 둘러보면 좋다. 대구~경부고속도로 서울산IC~35번 국도 양산'삼남 방면 좌회전~삼남 방면 직진~자수정동굴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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