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10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한국 28위, 일본 16위)를 반영하듯 수준 차를 드러내며 0대3으로 완패했다. 한국이 일본에 3골 차 참패를 당한 것은 1974년 1대4로 진 뒤 37년 만이고, 3골 차 영패는 처음이다.
은퇴한 박지성과 이영표, 부상당한 이청용 등 한국 축구를 이끌던 핵심 선수들이 빠진 한국은 조직력 등 총체적인 문제를 드러내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개인기와 조직력, 투지는 물론 체력, 정신력, 집중력까지 일본에 뒤졌고, 경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일본에 철저히 농락당했다. 한국은 잦은 패스 미스와 볼 컨트롤 실수로 여러 차례 위기를 자초한 반면 일본은 짧고 빠르고 정확한 패스를 구사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특히 한국의 실점은 공격수가 공격을 전개하다 볼을 뺏겨 역습으로 이어지면서 비롯돼 아쉬움을 더했다. 전반 34분 한국 진영 오른쪽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던 이근호가 엔도 야스히토에게 볼을 뺏겼고, 재일교포 이충성을 거쳐 가가와 신지에게 연결되면서 선제골을 내줬다.
후반에도 휘슬이 울리자마자 일본의 파상공세에 혼쭐이 나는 등 일본에 주도권을 내주며 끌려가다 후반 7분 박주영이 고마노 유이치에게 뚫리면서 결국 혼다 게이스케에게 추가골을 헌납했다. 그리고 2분 뒤에도 공격 상황에서 박주영이 거친 볼 트래핑으로 공을 뺏기면서 역습을 허용, 가가와에게 쐐기 골을 얻어맞으며 결국 침몰했다.
한국은 후반 중반 이후 잠시 주도권을 찾아 구자철, 김신욱 등이 몇 차례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골 결정력 부족으로 영패를 면하지 못했다. 한국은 이날 일본 수비를 뚫지 못해 공만 돌리다 뺏기거나 효과 없는 중거리 슛과 부정확한 슈팅을 남발했고, 질적으로 다른 축구로 한국을 압도한 일본 축구에 당황하며 제대로 된 축구를 펼치지 못하고 굴욕적인 완패를 당했다.
최악의 졸전을 펼친 한국은 다음 달 2일 레바논과의 홈경기를 시작으로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에 돌입한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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