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의 잇단 자살이 고리 사채에 시달리고 업주의 성매매 강요 등 비인간적인 처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 유흥업소에 대해 집중 단속을 벌여온 경찰은 18일 관련 업소 업주와 조직폭력배, 불법 사채업자, 성 매수자 등 244명을 입건했다고 발표했다. 유흥주점의 고질적인 선불금과 고리채, 성매매 등 구조적 문제와 업소 종사자들에 대한 인권유린이 9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다.
지난해 7월 3명의 여종업원이 연쇄 자살을 한 후 '포항 괴담'으로까지 불리며 세인의 관심을 끈 이 사건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자화상을 재확인시켰다. 시민들은 자기 주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조차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온갖 추악한 일들이 자행된 것이다. 업주들은 모임까지 만들어 술값을 담합하고 불응하는 업주를 조직폭력배를 시켜 감금하고 협박을 일삼았다. 빚을 진 여종업원들이 옴짝달싹 못 하도록 얽어맨 불법 사채업자들과 조직폭력배, 불법인 줄 뻔히 알면서도 성매매를 한 사람들의 추악한 모습은 이 사회가 얼마나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보여준 것이다.
더욱이 업주들로부터 술'골프 등 향응을 받고 늑장 출동 등 비리를 눈감아 주거나 심지어 비호한 부패 경찰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은 충격적이다. 삼류 소설에나 나올 법한 일들이 실제 벌어져 온 것이다. 그간 시민단체들이 성명서를 내고 수사를 촉구해도 단순 사채 문제라며 경찰이 차일피일해 온 배경이 이런 검은 유착 관계 때문은 아닌지 의심되는 것이다.
이번 사건이 표면적으로는 노예 계약과 같은 선불금과 사채 등 구조적 비리에서 비롯됐지만 이를 알고도 방관한 당국과 사회의 무관심이 일정 부분 책임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당국은 불법 고리채와 성매매, 인권유린 등 불법행위가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철저히 단속하고 건전한 상행위가 정착되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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