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서 무엇을 먹을까?" 평소엔 맛있는 음식점을 훤히 꿰고 있다고 자신했지만, 막상 중요한 식사 약속을 해야할 때면 막막해진다. 사무실에 회식이 있는 날이면 동료 간 가끔 투표까지 하는 진풍경도 벌어진다. 언제나 그렇지만, 결국 선택의 기준은 '맛있는 음식' '찾기 쉬운 곳' '주차하기 좋은 곳'으로 결정된다. 대구상조 직원들은 "우린 그런 고민을 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해물과 바다'는 이 모든 조건을 완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상조 정윤화(65) 회장은 12년째 이 식당의 단골이다. 정 회장은 "해물 전문 음식점이라면 언제나 바다 향을 풍기는 싱싱한 해물 고유의 맛을 즐길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새우'낙지'대합…"없는 게 없네"
대구 사람은 유난히 찜 종류의 음식을 좋아한다. 해물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고단백 저칼로리가 장점인 천연음식이기 때문이다. 해물 음식은 무엇보다 재료가 싱싱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해물과 바다'는 이름값을 한다. 한효숙 대표는 "매일 서해와 남해에서 해물을 들여온다"며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가능하면 살아 있는 해물로 음식을 한다"고 설명한다.
'해물과 바다'는 대구 만촌네거리에 있다. 대구도시철도 2호선 만촌역 1번 출구 앞이다. 대구상조 정연욱(32) 이사는 "직원 모두가 좋아하는 집"이라며 "싱싱한 해물 맛을 제대로 즐기고 싶을 때 이 집을 선택하면 후회하지 않게 된다"고 말한다. 음식은 주문하면 곧바로 나온다. 감자샐러드와 단호박찜, 부침개 등을 즐기는 사이 커다란 접시에 가득 담긴 '모둠 해물 찜'이 등장한다. 큼지막한 새우와 낙지, 대합이 눈길을 끈다. 콩나물 속에는 꽃게와 오징어, 문어, 홍합, 곤 등이 푸짐하게 어울려 있다. 보는 순간 입속에 침이 고인다. 첫맛은 맵지 않은 느낌이다. 양념이 잘 밴 콩나물과 함께 잘근잘근 씹히는 해물 맛이 일품이다. 모둠 해물 찜의 생명은 해물의 '조화로움'이다. 감칠맛 나는 소스 속에서 다양한 해물과 콩나물 등 모든 재료들이 잘 어울려 독특한 맛을 내야 한다.
맵지 않고 부드러운 해물 맛
김형자(48) 과장은 울진 출신답게 "해물이라면 다 좋다"며 "싱싱한 해물의 맛과 향이 제대로 살아있다"고 말한다. 박성연(47) 사원은 "해물찜은 대부분 매운맛이 강한데, 이 집은 맵지 않아서 어린 자녀들과 함께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한다. 박소자(36) 사원도 "상큼하고 부드러운 해물 맛이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음식 마니아인 추연욱(32) 대리는 "새우찜을 한번 드셔보면 '해물과 바다'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권한다. 권오대(34) 주임은 "해물탕의 시원한 국물이 입맛에 맞는 것 같다"고 한다. 전진억 지배인은 "주문할 때 보통맛과 약간 매운맛, 매운맛 등으로 구분해 주문하면 된다"며 "별 말 없으면 보통맛으로 나온다"고 설명한다. 대구상조 정 회장은 "볶음밥 맛을 봐야 한다"고 말한다. 김 가루와 참기름으로 볶아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볶음밥은 자작자작 소리를 낸다. 한 입 맛보면 바닥이 보일 때까지 숟가락을 멈추지 못한다. 디저트로 나온 빙설로 입안이 깔끔해진다.
볶음밥으로 마무리 엄지손가락 절로
해물과 바다 한효숙 대표는 모자가정, 홀몸노인, 소년소녀가장 등 일곱 가정의 돌보미다. 이들을 위해 매월 50여만원을 지원하는 숨은 봉사자다. 모둠 해물찜과 해물탕은 3만1천원(2인분), 3만5천원(3인분), 4만9천원(4, 5인분)이다. 꽃게찜과 왕새우찜, 아귀찜 등 찜 종류가 다양하다. 예약은 053)755-2230.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추천 메뉴-왕새우구이
씹을수록 달콤하고 감칠맛 자랑
대구에는 해물 전문집이 많다. 맵고 짠 화끈함을 즐기는 대구 사람의 입맛에 맞기 때문이다. 만촌동 '해물과 바다'는 결코 화려한 맛은 아니지만, 정통 해물 맛을 내는 음식점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특히 이 집의 왕새우는 싱싱하고 맛이 좋아 '새우 마니아'들이 많이 찾아온다. 왕새우구이는 적절한 소금간으로 새우 특유의 맛을 잘 살렸다. 머리와 꼬리 부분의 딱딱한 부분 등 껍질도 잘 벗겨진다. 구수하게 잘 구워진 살은 왕새우답게 한입 가득하다. 씹을수록 달콤하고 감칠맛이 강하다. 고급스러운 맛과 행복함을 동시에 선사한다.
이홍섭기자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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