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껏 기대를 모았던 국내 선수들이 예상치 못한 부진과 불운에 울었다. 10개 종목 10명의 결선 진출자를 내겠다는 야심 찬 목표도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한국 남자 100m 기록 보유자인 김국영(20'안양시청)은 27일 열린 남자 100m 자격예선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했다. 김국영은 출발 총성이 울리기 전 다리를 약간 움찔했고, 이를 발견한 심판진이 실격을 선언했다. 스타트 블록에서는 정지 상태에서 신호를 기다려야 한다. 같은 조 선수들의 기록이 김국영에 비해 저조해 무난하게 1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어서 아쉬움은 더욱 컸다. 김국영은 취재진 앞에서 쏟아지는 눈물을 한참 동안 주체하지 못했다. 김국영은 "날씨와 컨디션이 너무 좋았던 것이 과욕을 부리게 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국영의 최고기록 10초23은 자격예선 출전자 31명 가운데 1위이고, 올 시즌 기록은 4위여서 본선 1라운드 진출이 유력했다.
메달권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던 여자 마라톤 대표선수들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 여자 마라톤 대표팀은 번외 경기인 단체전(상위 세 선수의 기록을 합산)에서 메달을 기대했지만 7위에 그쳤다. 개인전에서도 김성은이 28위(2시간37분05초), 이숙정이 34위(2시간40분23초), 정윤희가 35위(2시간42분28초)로 부진했다. 박정숙(3시간03분34초)과 최보라(3시간10분06초)는 3시간을 넘기며 참가선수 55명 중 43위와 44위를 차지했다.
김성은은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아직 더 많이 발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한참 동안 눈물을 쏟았다.
남자 장대높이뛰기 예선에 출전한 김유석(29'대구시청)도 자신의 최고기록인 5m66에 한참 모자란 5m35에 세 번 모두 실패, 조기 탈락했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멀리뛰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정순옥(28'안동시청)은 자신의 최고기록인 6m76에 크게 못 미치는 6m18로 28위에 그쳤다. 정순옥은 "부상 때문에 훈련을 제대로 못했다.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시합에 임한 건 내 잘못"이라며 눈가를 훔쳤다. 또 "미국에 가서 우수한 선수들과 훈련과 경쟁을 하면서 실력을 쌓아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꼭 웃겠다"고 다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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