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국이냐, 자메이카냐…지터·볼트 앞세워 단거리 최강 자존심 대결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단거리 최강 자리'를 두고 미국과 자메이카 간의 자존심 대결이 불을 뿜고 있다.

2일 오전 현재 양국 간의 힘겨루기는 일단 호각지세다. 남자 100m에선 우사인 볼트(25)의 부정 출발 실격에도, '신성' 요한 블레이크(22)의 등장으로 자메이카가 타이틀 수성에 성공했지만 여자 100m에선 미국의 카멜리타 지터(32)가 디펜딩 챔피언 자메이카의 셸리 앤 프레이저(25) 등을 따돌리고 우승, 균형을 맞췄다. 미국이 세계선수권 여자 100m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2005년 대회(로린 윌리엄스) 이후 6년 만이다.

남자 100m에선 미국의 월터 딕스, 여자 100m에선 자메이카의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이 각각 2위를 차지해 양국이 나란히 금 1, 은 1개를 확보했다.

남녀 200m에서도 이들 양국은 사이좋게 금메달 하나씩을 나눠 가질 가능성이 크다. 자메이카의 볼트와 미국의 월터 딕스(25)가 맞붙는 남자 200m(3일 오후 9시 20분)에선 100m에서 뼈아픈 실격을 당한 볼트의 대회 2연패가 유력하고, 여자 200m(2일 오후 8시 55분)에선 선수권대회 4연패에 도전하는 앨리슨 펠릭스(26)와 이번 대회 100m 우승자 지터가 버티고 있어 미국의 우세가 점쳐진다.

미국은 라숀 메리트(25)과 앨리슨 펠릭스를 앞세워 남녀 모두 석권할 것으로 기대했던 400m에서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 금메달을 놓쳤다. 미국은 믿었던 400m에서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자메이카와의 경쟁에서 치고 나가진 못했지만 은메달 두 개를 확보, 근소한 우위를 점했다.

결국 미국과 자메이카 간의 대결은 남녀 400m 계주에서 결판날 전망이다. 남자의 경우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우사인 볼트, 아사파 파월, 100m 우승자 요한 블레이크 등 화려한 멤버를 자랑하는 자메이카가 타이슨 게이(29)가 빠진 미국에 앞선다. 그러나 계주 경기는 바통 터치가 중요한 만큼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년 베를린 대회 때 미국이 바통 터치 실수로 무너진 것처럼 섣불리 예측하긴 힘들다.

여자 400m 계주도 자메이카의 근소한 우위가 예상되지만 예측 불허다. 자메이카는 캠벨 브라운, 프레이저, 셰론 심슨, 케론 스튜어트 등 2009년 대회 우승 멤버들을 중심으로 다시 한 번 우승을 자신하고 있고, 미국도 이번 대회 여자 100m 우승자인 현역 여자 단거리 선수 중 가장 빠른 지터를 앞세워 설욕을 벼르고 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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