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TV '인간극장-위대한 탄생 영'웅'호'걸'편이 5~9일 오전 7시 50분 방송된다.
3년 전, 윤수일(40), 문은정(32) 씨는 8살이라는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백년가약을 맺었다. 결혼과 동시에 아이를 갖고자 노력했지만 1년이 지나도록 아이는 생기지 않았다. 3번의 인공수정과 시험관 시술 끝에 부부는 결혼 3년 만에 그토록 바라던 아이를 갖게 되었다. 더 놀라운 건 뱃속에 아이가 무려 네 명이라는 것. 하지만 기쁨도 잠시, 병원에선 태아와 산모 모두에게 위험할 수 있으니 선택유산을 하라고 권했다. 의사와 주변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결코 한 생명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은정 씨는 자신과 아이들의 목숨을 모두 운명에 맡겼다.
앉지도 눕지도 못하고 다른 산모들보다 몇 배는 힘든 시기를 보낸 은정 씨는 임신 7개월 차인 지난 5월, 조기진통으로 첫째 태영이를 낳고 그 다음날 양막이 터지는 응급상황 속에 둘째 태웅이가 태어났다. 자칫 나머지 두 아이마저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 결국 자궁을 묶는 수술까지 감행한 은정 씨, 가까스로 31주를 채운 후 셋째 태호와 넷째 태걸이를 세상에 내놓았다. 하지만 27주 만에 600g으로 태어났던 맏형 태영이는 여전히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산소 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다.
아이만 낳으면 끝인 줄 알았지만 육아는 생각보다 힘들었다. 결국 하던 일까지 접고 할머니 손옥산(59) 여사와 은정 씨의 여동생 은옥(29) 씨까지 파견되어 일대일 맞춤육아가 시작되었다. 분유 한 통은 이틀이 채 가지 않고 기저귀 한통도 하룻밤 사이에 갈아치운다. 가장인 수일 씨는 늘어나는 병원비와 육아비를 계산할 때면 주름이 늘어나는 것 같지만 살인적인 스케줄 속에서도'아버지 학교'를 다닌다. 투박한 손으로 재봉질을 해 아이들 베개를 만들어주고 아이들에게 입힐 옷에 직접 그림도 그린다. 어린 시절, 행방불명된 아버지 때문에 홀로 삼형제를 키우셨던 어머니. 아버지의 '정'이란 게 무엇인지 모르고 지금껏 살아왔지만, 수일씨는 아이들에게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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