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기록 보유자와 손잡고 뛴 것은 특별한 경험"

대구 세계육상 선수들의 말·말·말…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각종 이변과 함께 선수들의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각종 이변과 함께 선수들의 '명언'이 인상 깊은 대회였다. 노경석기자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속출한 이변만큼이나 선수들의 톡톡 튀는 발언이 화제였다. 특히 메달리스트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선 기자회견장에서 기상천외한 얘기들을 쏟아내 주목을 받았다.

▷"세계 챔피언이 되면서 바빠지는 바람에 아직 이야기를 못 나눴다."

='부정출발로 실격당한 팀 동료 우사인 볼트와 대화를 했느냐'는 질문에 대한 남자 100m 우승자 요한 블레이크(자메이카)의 재치 있는 대답.

▷"나는 오늘 드와이트 필립스가 표지 모델이기를 바랐다."

=남자 멀리뛰기 우승자 드와이트 필립스(미국)에게 '데일리 프로그램' 표지모델의 저주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은메달을 딴 미첼 와트(호주) 선수가 끼어들며 던진 말.

▷"나는 이미 은퇴했을 테니 옆에 있는 2, 3등이 긴장해야 할 것이다."

="우사인 볼트가 멀리뛰기로 전향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드와이트 필립스가 부담을 다른 선수들에게 떠넘기며 남긴 답변.

▷"코치가 심장마비로 죽었기 때문이다."

=남자 포환던지기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다비드 슈트롤(독일)은 2005년 10종 경기에서 포환던지기로 전환했다. 진로를 바꾼 계기는 단순했다. 당시 10종 경기를 지도하던 코치가 심장마비로 사망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

▷"귀걸이가 나에게는 행운을 가져다준다."

=여자 창던지기에서 아쉽게 2위에 그친 바르보라 스포타코바(체코)는 결선 경기 도중 귀걸이를 잃어버렸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때 착용했던 것이었다. 그는 "베이징에서 기록이 더 좋았던 이유가 귀걸이 때문인 것 같다"고.

▷"세계기록 보유자와 손을 잡고 뛴 것은 매우 재미있고 특별한 경험이었다."

= 남자 110m 허들 결선에서 다이론 로블레스(쿠바)의 손에 부딪히며 금메달을 놓친 류샹(중국)이 귀국 후 베이징에서 열린 광고행사에서 한 말.

▷"집과 학교를 매일 뛰어다니면 달리기 재능을 알게 된다."

=여자 5,000m와 10,000m에서 2관왕을 차지한 비비안 체루이요트(케냐)는 "장거리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언제 깨달았느냐"는 질문에 "집에서 5㎞ 떨어져 있는 학교를 매일 달리면서 장거리 경주에 눈을 떴다"고 대답.

▷"내 안에 세계기록이 아직도 남아있지만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찾고 있다."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부진한 성적을 내고 탈락한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밝힌 소감.

▷"결승선을 앞두고 아무도 옆에 없어서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싶었다."

=여자 1,500m에서 예상을 뒤엎고 금메달을 차지한 제니퍼 베링어 심슨(미국)의 우승 소감 첫 마디.

▷"국가대표팀 선발이 더 쉬워서 선택했다."

=제니퍼 베링어 심슨의 주 종목은 3,000m 장애물 경기였다. 종목 전향의 이유에 대해 그는 "1,500m가 국가대표로 선발되기 더 쉬울 것 같아 지원했는데 우승까지 했다"며 감격.

▷"형이라고 하기엔 그렇고 아버지 같은 선수"

=대회 마지막 날인 4일 남자 세단뛰기에서 우승한 크리스천 테일러(미국)가 미국 대표팀에 대해 언급하던 중 팀원인 드와이트 필립스를 '아버지'라 불러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올해 21세인 자신보다 필립스가 13살이나 많기 때문.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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