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사법부 수장 공백사태를 피했다.
국회는 21일 오전 본회의를 열어 양승태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재석의원 245명 가운데 찬성 227명, 반대 17명, 기권 1명으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임기가 오는 24일까지인 이용훈 대법원장 후임을 확정함으로써 수장 공백사태를 피하게 됐다.
앞서 국회는 이달 9일과 16일 두 차례 양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대한 표결을 시도했으나 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민주당은 야당 추천 몫인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에 대해 한나라당이 당론으로 찬성해 주지 않을 경우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표결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날 본회의 직전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임명동의안 표결참여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찬반의견은 8대8로 팽팽했다. 예정시간보다 1시간 30분이나 더 토론을 진행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 결국 손학규 대표가 총대를 메기로 하고 표결참여로 당론을 결정했다. 손 대표는 "민주당은 솔로몬 왕 앞에 자식을 내놓은 어머니의 심정이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데 어머니 심정으로 결단하자"고 말했고, 의원들이 박수로 호응했다.
손 대표는 본회의 시작 직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서도 결정배경을 설명했다. 손 대표는 "의회민주주의를 제자리에 올려놓아야겠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민주당 의원들께는 '사법부 수장을 축복 속에 임명해 주자'는, 한나라당 의원들에게는 '야당 추천 몫인 헌법재판관 선출안을 조속한 시일 내에 처리해 달라'는 부탁을 한다"고 말했다. 당 내'외를 향해 쟁점현안에 대한 유화적 해결방안을 제안한 셈이다.
정치권에선 손 대표의 입장 선회에 두 가지 배경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먼저 손 대표가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국민여론이다. 기성 정치권이 싸움질만 하는 무능한 모습을 보이고 그 중심에 민주당이 있다고 비쳐서는 곤란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현실적으로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선출안 통과를 위해서는 한나라당의 협조가 꼭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한나라당 의원들의 대승적 차원의 결단을 이끌어 내기 위해 먼저 인심을 베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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