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근혜, 말실수 주의보…서울시장 보선 지원 말 번복

유보적 입장 밝혔다 번복…언론스킨십 늘리기 딜레마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1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원 여부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가 번복하는 소동을 빚었다.

이날 박 전 대표는 본회의 출석에 앞서 기자들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원 요청에 응할 것이냐고 묻자 "당 지도부에서 알아서 판단하겠죠"라고 대답했다. 이어 '복지에 대한 당론이 결정되면 지원할 것이냐'고 되묻자 "봐야죠"라고 짤막하게 대꾸했다.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언급은 10'26 서울시장 보선 지원에 '유보적인 입장'으로 해석됐다.

그로부터 2시간이 흐른 뒤 '다른 입'을 통해 입장을 바꿨다. 박 전 대표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여러 질문이 섞여 오가는 과정에서 질문과 답이 서로 다른 상황이 보도돼 박 전 대표에게 직접 확인했다"며 "박 전 대표는 보궐선거를 지원할 것이냐가 아니라 '보궐선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으로 알아듣고 당 지도부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또 "박 전 대표는 복지에 대한 당론이 결정되면 지원할 것인가가 아니라 당론으로 결정될 복지 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으로 알아듣고 당론이 아직 결정되지 않아 나중에 나와 봐야지 알 수 있다는 취지로 '봐야죠'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표는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깜짝 등장으로 '안풍'이 일 때 관련 질문을 하는 기자에게 "병 걸리셨어요?"라고 발끈한 뒤 사과한 적이 있다. 박 전 대표의 당시 '병'(病) 발언이 평소에도 쓰는 용어인가를 두고 많은 말들을 낳았고 '원칙과 신뢰'를 바탕으로 쌓은 이미지에 흠집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기자들의 질문을 잘못 알아듣고 본인이 아닌 다른 의원이 해명하는 해프닝을 벌이면서 박근혜답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한 친박계 인사는 "제대로 듣지 못했으면 다시 묻고 답할 수도 있었다. 이런 식의 보도 해명은 앞으로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실수를 줄이는 데만 주력하다 보면 대외 활동 특히 언론과의 접촉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9월 들면서 부쩍 활발해진 박 전 대표의 대외적인 활동량을 줄여야 하는 문제와 만난다. 안철수 바람 이후 '달라졌다'는 소리까지 들으며 적극적으로 변한 박 전 대표의 행보를 다시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신중 일변도로 다시 돌아가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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