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적립식펀드의 귀환

미국의 신용평가등급 강등과 유로존 국가들의 국가채무 위기로 인해 글로벌 주식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유럽사태의 경우 사안이 급박함에도 불구하고 유로존 국가들이 일관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펼치기 어려운 제도적 문제로 인해 사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주 국내 주식시장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장을 연출함에 따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 사이에 주목을 끄는 것이 적립식펀드다. 적립식펀드는 수년 전 월급생활자를 중심으로 목돈 마련을 위한 대표적 재테크수단으로 자리 잡은 상품이지만 최근에는 폭락장을 경험한 후 저점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에게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이후 적립식펀드 판매는 매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분할매수를 통해 위험을 줄일 목적으로 적립식펀드를 활용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적립식펀드란 목돈을 한꺼번에 투자하는 거치식펀드와 달리 은행 정기적금처럼 매월 일정액을 적립하는 펀드다. 적립식은 매달 정해진 날에 일정금액을 불입하는 정액적립식과 임의로 날짜와 금액을 조절해서 불입하는 자유적립식으로 나누어지는데 통상 적립식펀드라 하면 정액적립식 주식형펀드를 말한다.

적립식펀드의 장점은 매월 일정액을 투자함으로써 주식이 비쌀 때는 적게 사고 주식이 쌀 때는 많이 사게 되어 투자기간 동안 주식의 매입단가가 낮아지는 이른바 '매입 단가 하락'(cost averaging'코스트 에버리징)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코스트 에버리징' 효과를 통해 정기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려면 기본적으로 장기투자가 원칙이다. 주가변동의 위험을 낮추고 안정적인 수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최소 3년 이상 인내심을 갖고 투자할 것을 권한다. 충동적으로 가입하여 단기투자를 할 경우 후회할 수 있으며 중도에 해지를 하면 수수료를 내야 하는 불이익도 감수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적립식펀드에 가입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은행의 정기적금 이율이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략 은행의 3년제 정기적금 이율은 약 4.5%로 세금을 공제하면 3.8% 정도에 불과해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셈이다.

또 주식형펀드의 경우 지분투자로서 실물투자의 성격이 강하므로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초과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적립식펀드의 또 다른 장점은 소액으로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펀드는 전문투자가인 펀드매니저가 불특정 다수의 자금을 모아서 주식'채권'실물자산 등에 투자해 투자성과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것으로 전문지식이 없는 투자자의 경우 본업에 충실하면서 소액의 자금을 다양한 투자자산으로 운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적립식펀드에 가입하면 만사형통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적립식펀드가 무조건 초과 수익률을 보장해 주는 수단이 될 수는 없다. 적립식펀드 가입기간 내내 약세장이 지속되거나 주가상승기에 적립식펀드에 가입해 주가하락기에 환매를 하면 원금손실이 불가피하다. 소위 경제통이라는 전문가들의 경기진단과 주가지수 예측도 빗나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적립식펀드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투자의 세계는 불확실성의 세계이며 원금손실의 위험이 항시 상존하고 있음을 유념하길 바란다.

정리·이경달기자

도움말·김정근 하나은행 대구중앙지점 PB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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