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회에 가면 평소 볼 수 없었던 유명인사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그동안 이슈화된 각종 현안에 대한 증인과 참고인으로 논란의 주인공들의 출석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최근 드라마촬영에 나오지 않은 채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논란을 불러 일으킨 KBS드라마 '스파이 명월'의 여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 한예슬 씨와 가수 유열 씨 등 유명연예인은 물론이고 대기업회장과 정치권 실세들이 출석 날짜를 기다리고 있다.
국정감사가 시작된 19일 문화체육관광방송위 국정감사는 유열 씨로 인해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유 씨는 가수들의 저작권 신탁문제와 표준계약서 등에 대한 참고인으로 채택된 태진아 가수협회장을 대신해서 출석했다. 유 씨는 가수협회 부회장이다. 발단은 민주당 전병헌 의원이 전재희 문방위원장이 문화부 장관, 차관에게 '님'자를 붙이는 것에 대해 문제삼은 것에 대해 "존중의 뜻"이라고 한 데서 시작됐다. 그때 증인'참고인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유 씨의 박수였다. 이에 연예계 대선배격인 민주당 최종원 의원은 유 씨를 강하게 질책했다. 국감장에서는 박수를 쳐서는 안 된다는 관행을 잘 몰라서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유 씨는 "20년 이상 된 자신 같은 '가급'가수는 TV출연료로 43만원을 받고 그룹 슈퍼주니어도 20만~30만원 수준의 출연료를 받고 있다"며 탤런트에 비해 열악한 가수들의 출연료 문제를 호소했다.
이날 국감 참고인 명단에 오른 배우 한예슬 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은 "국정감사와 관련한 증인'참고인으로 출석이나 감정의 요구를 받으면 이에 반드시 응해야 하지만, 응하지 않을 경우 국회가 동행명령장을 발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참고인에 대해서는 동행명령장을 발부한 예가 거의 없고 국회에 출석하지 않더라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다.
문화체육관광방송위는 위치정보 불법수집여부와 관련, 이원진 구글코리아 대표(22일)를 불렀고, 26일에는 최흥집 강원랜드 사장, 30일 손광익 롯데시네마 대표(30일) 등을 증인으로 소환해 둔 상태다. 최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 온 홈쇼핑업체 사장들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돼 의원들로부터 수수료 및 중소기업 발전방안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공세를 받았다.
법제사법위원회는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 27일 출석을 요청한 상태다. 환경노동위원회는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10월 7일)을 증인으로 소집해뒀고 정무위원회는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과 특정 업체 지원의혹과 관련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10월 6일),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9월16일)의 출석을 기다리고 있다.
23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 국정감사에 출석하기로 돼 있던 한진중공업 특수경비용역업체 관련 증인의 불참사유도 화제다. 한 증인은 진단서를 제출했는데 병명이 '사회공포증'이었다. 진단서는 '상기 환자는 여러 사람들 앞에 노출된 경우 심한 불안, 심계항진, 떨림, 발한 등이 발병한다'는 내용을 적시, 눈길을 끌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