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영덕 축산면 축산항초교와 경정분교 4'5'6학년 38명이 참가한 '사이언스 투어' 리무진 버스 안에 설치된 대형 TV에서 인기 댄스그룹 '앰플랙'의 최신 히트곡 '모나리자' 공연 영상이 나오자 갑자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런 눈빛으로 말하지 마' 등 노래 가사를 38명 전원이 이구동성으로 목청껏 따라 부르다 대여섯 명이 안전벨트를 풀고 의자 위에 올라가 춤을 추자, 인솔교사들은 이들을 자제시키느라 진땀을 흘렸다.
이어 시스타의 소쿨과 거울아 거울아, 티아라의 '롤리 폴리' 등의 영상 공연이 이어지자 버스 안은 떠나갈 듯한 들뜬 분위기가 계속됐다.
1박 2일 사이언스 투어는 이렇게 시작됐다.
축산항초교 등은 평소 행정기관의 도움으로 당일 야유회는 간혹 갔었지만 숙박여행은 2년에 한 차례꼴이어서 아이들의 기대는 한껏 부풀어 있었다.
첫날 일정은 대구교육과학연구원과 어린이회관-대구 방짜유기박물관으로 이어졌다.
대구교육과학연구원에서 아이들은 로봇댄스공연과 비디오로 자기 동작을 관찰하는 버추얼게임, 로봇팔 체험, 지구의 자전 체험, 초전도현상과 자기 부상 실험 등을 하며 무척 신기해하는 모습이었다.
또 어린이회관에서는 1층 로비 대형어항에 있던 악어를 보고 여학생들이 비명을 질렀다. 이어 거울 통로, 우주도시, 파이프전화, 미래 도시 등을 관람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방짜유기박물관에서는 작은 사고를 쳤다. 복도를 뛰어다니고 체험장의 대형 '징'을 시끄럽게 쳐 대자 물끄러미 지켜보던 관리인 아저씨가 '여기가 놀이터냐'며 꾸중을 했지만 동심을 이해하시는 듯 그리 싫은 표정은 아니었다.
박국익(4년) 군은 "우주로봇전쟁 입체 영화가 재일 재미있었다"며 "신기한 것이 너무 많아 다시 한번 오고 싶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집을 나선 아이들의 흥분은 숙소인 대구은행연수원에서도 계속돼 베개싸움과 춤자랑, 각종 얘깃거리로 새벽 2, 3시까지 잠을 자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식사는 모두들 금세 한 그릇씩 뚝딱 비우는 건강한 바닷가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둘째 날의 방문지는 경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북과학축전.
진공상태에서 소리로 발사돼 플라스틱 접시를 깨는 진공대포와 바늘구멍 사진기, 공CD를 이용한 간이분광기, 비행기조종가상체험, 수소미니로켓, 종이컵 구조물 만들기 등 아이들은 부스별로 마련된 체험장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사이 약속된 2시간이 금방 지나 버렸다.
어느덧 1박 2일의 여행일정이 끝나 영덕으로 돌아오는 길. 다음 주 아빠의 직장 탓에 부산으로 전학을 가는 김성현(5년) 군은 "급우 10명과 5년을 함께 지낸 뒤 가진 마지막 초교 여행이어서 즐겁기도 하지만 너무 아쉽다"고 말하자 동급생 몇몇의 눈에는 이슬이 맺혔다.
장혜진 인솔교사는 "방문 프로그램이 즐겁고 유익한 일정이었다"며 "좋은 추억거리였을 뿐 아니라 앞으로 아이들이 미래의 꿈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덕'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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