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니하오 통신] (46)9'18 국치일

"일본인이 일본의 중국 침략 역사 증명"

9월 18일은 중국의 국치일(國恥日)이었다. 일본군은 1931년 9월 18일 선양(沈陽) 부근 남만주철도인 류탸오후(柳條湖) 구간을 고의로 폭발시킨 후 이를 중국이 저지른 공격으로 몰아붙여 중국 동북부에 대규모 공격을 가했다. 일본의 침략을 당한 이날이 바로 14년에 걸친 항일전쟁의 서막이기도 했다.

이달 18일 중국 랴오닝성(遼寧省) 선양 9'18 역사박물관에서 대대적 행사가 열렸다. 만주사변 발발부터 2차세계대전 종전 해인 1945년까지 14년에 걸친 중국인들의 항일을 상징하는 14번의 타종 행사와 동북 3성 전역에서 가상 공습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베이징, 칭다오, 상하이 등지에서는 '국치를 잊지 말자'는 항일투쟁 기념전시회 등 행사가 열렸다.

이와 더불어 일본 사진작가 2명이 일본의 중국 침략 역사를 증명해주는 사진첩을 공개했다. 사쓰 소(薩 蘇)와 소 게이마사(宗 景正) 두 일본 사진작가는 10여 년에 걸쳐 수집한 사진첩 10개, 일기 8권, 일본군 사진 수백 장, 일본군 문서 자료를 중국에 기증했다. 이 사료의 대부분은 중국에 처음 소개된 것으로 이전의 기록 공백을 메워줬다는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

이 자료에는 스즈키(鈴木)라는 일본 군관이 중국 침략전쟁 동안 처참하게 죽어간 중국인들의 시신 모습 등을 찍은 800여 장의 사진이 들어있다. 이외에도 일본이 저지른 '황고둔(皇姑屯) 사건'과 731세균전 등 중대한 역사적 기록도 들어있다. '황고둔 사건'은 1928년 6월 3일 만주군벌 장쭤린(張作霖)이 탄 열차를 선양 부근 황고둔에서 폭파해 사망시킨 것이다. 장쭤린의 제거로 만주의 치안이 악화되면 이를 명분으로 일본 관동군이 출동해 만주를 중국 본토에서 분리시킨다는 계략이었다. '731세균전'은 일본 731부대가 중국인'한국인'몽골인 등 1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잔악한 생체실험을 통해 세균전을 연구한 것이다. 이 사진에는 중국군 포로가 731부대로 끌려가는 처참한 모습, 목이 말라 일본군 목욕물을 마시는 모습 등이 생생하게 당시를 증거하고 있다.

또한 9'18 만주사변을 일으킨 후 일본 관동군이 중국 동북부에 건설한 영구적인 군사 요새도 전쟁의 흔적을 웅변하고 있다. 2차세계대전 당시의 중국 동북부에 건설된 참호와 요새는 황량한 폐허로 남아 있다. 당시 일본군은 남쪽으로 세력을 넓히려는 구소련을 견제하고 중국 침략의 기지로 구소련 국경지역의 톈창산(天長山) 곳곳에 14개의 요새를 지었다. 요새에서는 토치카(돌로 만든 보루), 일본군 휴식공간, 임시탄약창고 등 옛 흔적을 볼 수 있다.

"일본은 중국 침략의 역사를 부인하고 있다. 사실적 자료로 역사의 실체적 진실을 증명하고 싶었다." 일본사람이 일본의 중국 침략을 밝혀내고 있는 지금, 한일병합으로 주권을 잃은 우리의 경술국치일(1910년 8월 29일)은 어디쯤 와 있을까.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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