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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인물] '정치깡패' 이정재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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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깡패입니다. 국민의 심판을 받겠습니다.'

1961년 5월 말 서울 시내에 진풍경이 벌어졌다. 총 든 군인들이 지키는 가운데 폭력배들이 현수막을 든 채 거리행진에 나섰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서나 볼 수 있던 조리돌림(공개적으로 망신 주는 형벌)이었다. 폭력배들의 맨 앞에 선 인물이 바로 정치깡패 이정재(1917~1961)였다.

'동대문의 알카포네'라고 해서 '동카포네'로 불리던 그는 야당 탄압과 선거 부정 등 현실정치에 개입한 최초의 폭력배 두목이었다. 큰 깡패가 되려면 정치권과 결탁해야 하고, 결탁하는 순간 이용만 당하고 그야말로 파리목숨이 되는 게 세상의 이치다.

TV드라마에서는 서민과 함께 호흡하려던 '의혈남아'로 묘사되고 일부 그런 평가도 있지만, 정권의 하수인에 불과했다. 자유당 정권 말기에는 그렇게 충성해온 권력자들에게 버림받고 은둔하고 있었지만 5'16 군사정부는 그를 내버려두지 않았다. '사회 정화' 명목으로 사형선고를 내렸고, 1961년 오늘,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마지막 남긴 말은 "먼저 갑니다. 세상에 태어나 신세 많이 졌습니다"였다. 남아다운 기상이 있었지만 세상을 밝게 하는 데 썼으면 좋으련만 전혀 그렇지 못했다.

박병선/동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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