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전자 뺀 간판기업 실적 적자

국내 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간판기업들 역시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향후 국내 경제전망을 어둡게 했다.

27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6일까지 상장사 91곳이 3분기 실적을 발표했고 이 중 79곳이 순이익을 공표했다. 이들 가운데 8.9%인 7곳이 적자였고 순이익이 전분기보다 줄어든 기업은 42곳이었다. 총 79곳 중 49곳(62%)이 순이익에서 적자를 냈거나 감소세를 나타낸 것.

간판급 기업들도 적자로 돌아섰거나 이익이 급감했다. 대한항공은 3분기에 5천243억원의 순손실(순이익 적자)을 냈다. LG디스플레이는 6천875억원, LG전자는 4천139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적자였다. 스마트폰 사업 부진과 액정표시장치(LCD) 시장 침체에 환평가 손실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POSCO의 순이익은 2천331억원으로 전분기보다 83% 감소했다. 삼성테크윈(-68.3%)과 CJ제일제당(-62.7%), 삼성카드(-26.9%), LG화학(-18.1%), 금호석유(-50.1%) 등의 순이익도 전분기보다 크게 줄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들의 연이은 부진 속에도 이익을 냈다. 이달 7일 일찌감치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연결기준 3분기 영업이익은 4조2천억원으로 증권가 애널리스트 등이 예상한 전망치보다 1조원 많은 '깜짝 실적'을 냈다.

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을 내서 전체 이익의 총량은 나쁘지 않겠지만, 종목 하나하나를 보면 걱정스러운 수준이다"고 말했다.

앞으로 실적을 발표할 기업들의 성적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들이 실적 예측치를 내놓은 기업들 가운데 아직 실적을 공표하지 않은 기업은 154개다.

이들 중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71개사의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사의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를 보면 하이닉스(IFRS 연결기준, -2천318억원), 한국가스공사(-723억원), STX팬오션(-189억원), LG이노텍(-194억원), 한진중공업(-81억원) 등이 3분기에 영업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분기보다 영업이익이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으로는 녹십자, 현대산업, SK이노베이션, 오리온, S-Oil, 삼성물산, 이마트, 아시아나항공 등이 꼽혔다.

대외 경제상황 역시 국내 경제를 어둡게 하고 있다. 중국의 지난달 수출 증가율은 17%로 8월(24.4%)에 비해 둔화했고 미국 은행들의 신용경색도 커지고 있는 것.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우리가 의지했던 중국경제마저 흔들리면서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다"면서 "세계 어디를 봐도 경제가 좋아진다고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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