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풀고 나면 마음이 즐겁잖아요. 다시 태어나도 이웃과 함께하고 싶어요."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어려운 이웃과 홀몸노인을 내 가족처럼 보살펴온 미담이 뒤늦게 알려져 많은 사람들로부터 칭송이 자자하다.
이달 18일 범물용지아파트 입구에 주차된 대형버스 앞에서 만난 김길윤(73'수성구 지산1동) 씨는 '효나들이' 채비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7년째 홀몸노인을 모시고 나들이를 해오고 있어 동네어르신들에게 칭찬을 받고 있다. 이날도 용지아파트 거주 저소득어르신 30명과 포항 감포로 나들이를 다녀왔다. 의지할 곳 하나 없는 어르신들에게 일 년에 한 번 나들이는 꿈만 같은 일이다.
김 씨는 매년 효나들이를 통해 어르신들이 바깥세상과 소통하는 시간을 만들어 주고 있다. 처음 어르신들과 인연을 맺게 된 동기는 친정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유년시절 친정어머니는 생일날이면 양로원 어르신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서 대접했다.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어른을 섬기는 일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됐다.
그 후 김씨는 1980년 동네 친구 8명과 합심, 1천원의 회비와 쌀 한 말씩을 내 적십자사 일심봉사회(한마음 한뜻)조직을 결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됐다.
1년에 한 번 하는 나들이지만 비용은 만만찮다. 가고 싶어 하는 어르신들을 모두 모시고 가지 못해 늘 아쉽고 죄송하다.
김 회장은 전문직에 종사하는 두 아들과 손자와 며느리까지 휴일이나 방학 기간을 이용해 나눔을 실천하는 모습은 살아오는 동안 제일 보람있다고 말했다.
효나들이는 해를 거듭할수록 소문이 나 참여를 희망하는 어르신들이 대기상황이다. 7년 동안 함께한 어르신만도 200명이 넘는다. 칠순이 훌쩍 넘은 나이라 김길윤 회장은 "기력이 부치지만 내 몸이 움직일 수 있는 동안은 어르신들과 함께한 나들이 행사를 멈출 수 없다"며 수줍게 웃어보였다.
김 회장은 1980년 적십자사 일심봉사회 조직을 결성, 시립희망원 물품후원을 시작으로 30여 년간 소외된 지역주민(청소년, 노인, 장애인 등) 1만2천여 명에 1억2천여만원을 후원했다.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적인 활동을 한 공로가 인정돼 이달 4일 수성아트피아에서 자랑스러운 수성구민상을 수상했다.
글'사진 오금희 시민기자 ohkh7510@naver.com
멘토:배성훈기자 bae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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