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사고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꾼 다윈의 '종의 기원'은 1859년 출간됐다. 다윈은 당초 2, 3년 더 생각을 가다듬은 뒤 책을 낼 계획이었다. 창조론을 뒤엎는 혁명적인 이론을 제기하는데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그가 계획을 앞당긴 것은 젊은 박물학자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1823~ 1913)가 1858년에 편지와 함께 보내온 '변종이 조상종으로부터 무한히 벗어나려는 경향에 관해'라는 논문 때문이었다. 월리스는 편지에서 이 논문의 출판이 가능한지를 물었다.
다윈은 그 내용이 자신이 20년에 걸쳐 구축한 생각과 거의 일치한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다윈은 이 편지를 받은 지 13일 만에 문제의 논문과 자신의 미발표 원고를 린네학회에 발표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논문은 학계의 주목을 거의 받지 못했다. 이는 다윈에게 오히려 다행이었다. 조바심이 난 다윈은 자신의 이론을 빨리 출판해야겠다고 결심하고 필사적으로 집필에 매달려 13개월 만에 '종의 기원'을 세상에 내놓았다. 만약 월리스가 다윈에게 자신의 이론을 공개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먼저 출판했다면 아마도 '종의 기원'은 빛을 보지도, '다위니즘'이란 말도 생겨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진화론의 창시자가 될 수도 있었던 불운한 과학자 월리스, 1913년 오늘 사망했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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