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문경'예천 지역 정가가 벌써부터 요동치고 있다.
신현국 문경시장이 시장직을 중도사퇴하고 총선 무소속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데다, 고윤환 부산시 행정부시장도 한나라당 공천 경쟁에 뛰어들 태세를 보이는 등 예상치 않은 후보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신 시장은 아직 공식출마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측근들과 종친들은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세 결집에 나선 상황이다. 고 부시장도 조만간 서울과 문경, 예천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부시장은 예천생이지만 중'고등학교는 문경에서 다녔고 행정안전부 지방행정국장을 거쳐 부산시 행정부시장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현역으로 검사장 출신인 이한성 의원과 홍성칠 변호사(전 상주지방법원장) 간에 예상되던 판검사의 재대결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 의원 측은 홍 변호사와의 버거운 공천 경쟁에 고 부시장이라는 복병을 만난데다 재공천을 받는다 하더라도 정적인 신 시장이 출마하는 시나리오는 생각하기도 싫다는 표정이다. 그만큼 신 시장의 조직력 등 파괴력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 변호사 역시 고교 선배(대구고)인 신 시장의 출마가 반갑지 않다. 홍 변호사는 11명이 공천신청을 하는 등 치열했던 지난 총선에서도 공천 2배수까지 들어갔으나 한나라당의 이한성 공천에 승복, 당을 떠나지 않았다. 오히려 시민단체의 4대강 사업 취소 소송에 정부 측 대리인으로 나서 승소로 이끄는 등 한나라당에 대한 특별한 공로가 있다. 그래서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의원을 누르고 공천을 받는다 해도 신 시장과 본선에서 동문끼리 대결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특히 지난 총선 당시 신 시장 측의 지원을 받아 이한성 의원과 박빙의 대결을 펼쳤던 김수남 전 예천군수의 동생인 김수철 풍천실업 대표도 딜레마에 빠졌다.
김 대표는 이번 총선도 내심 신 시장 측의 지원을 기대하며 이한성 의원에게 설욕을 벼르고 있었으나 신 시장이 직접 출마, 지지기반을 잃는 상황이 되자 출마를 접고 거꾸로 신 시장을 지원할지 여부를 고민해야 할 판이다. 여기에 출마를 저울질하던 신영국 전 의원(문경대학 총장)도 종친인 신 시장이 출마하면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신 시장의 총선도전에 비판론도 만만찮다.
신 시장은 정치자금법을 위반해 법원에 남은 임기를 마칠 수 있도록 선처를 호소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죄는 인정되지만 남은 임기를 문경시민들에게 봉사하라는 취지로 지난 6월 징역 6월의 형을 선고유예 처분을 해주었다. 이 때문에 시장직 사퇴 및 총선 출마는 이 같은 판결 의미를 퇴색하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 의원과의 해묵은 감정싸움이 또다시 재현돼 지역화합을 해칠 소지가 크다는 지적도 설득력 있게 들린다. 신 시장의 사퇴로 공석이 되는 문경시장 보궐선거 역시 문경의 분열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차기 시장 후보군이 오리무중인 상황에서 신현국 시장의 사퇴는 문경정가의 극심한 변동을 몰고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예천'권오석기자 stone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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