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성서산단 내 태양광 회사인 미리넷솔라가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회사는 과잉 투자와 시장상황 악화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음에도 경영을 지속하기 어려워 지난달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은 4일 회사의 부채가 많고 유럽지역의 재정위기로 인한 시장 악화 등을 이유로 회생절차를 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달 말 서울지사의 인원 60% 가까이가 퇴사하는 등 구조조정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주목받았던 태양광 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경제위기로 인한 수요 급감과 요동치는 가격, 값싼 중국산의 등장 등으로 국내 태양광 업체들이 불황을 맞이하고 있는 것. 태양광 벨트를 추진 중인 대구경북 지역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근 태양광 산업은 불황의 늪에 빠졌다. 주요제품군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진 것. 2008년 말 와트(W)당 3.8달러 수준이던 모듈 값은 최근 제조원가보다도 낮은 1.14달러(9월 말)까지 하락했다. 태양전지 가격 역시 최근 W당 0.58달러로 연초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 태양전지와 반도체 웨이퍼 등을 만드는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도 연초 ㎏당 71달러였으나 최근에는 39달러대로 하락했다.
수익성이 감소하면서 태양광 산업에 승부수를 띄웠던 기업들이 줄줄이 피해를 입고 있다.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태양광 관련 수직계열화를 이룬 현대중공업은 지난 2분기 매출이 1분기 대비 50%로 줄면서 충북 음성의 태양광 발전소설비 제1공장을 6월부터 잠정 중단했다. 현대중공업은 발전설비 공장 가동률이 30% 이하로 떨어지면서 고육지책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국내에서 태양광 모듈을 가장 먼저 시작한 기업인 심포니에너지도 매각 절차를 밟고 있으나 인수자가 나오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또 STX, 삼성SDI 등은 당초 태양광 관련 사업계획을 재검토하거나 투자 확대 유보를 고려하고 있다.
미래 지역 성장 산업으로 태양광 벨트를 추진 중인 대구경북도 불황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대구지역 대표 태양광 업체인 미리넷솔라가 회생절차에 들어간 데 이어 영주에 있는 OCI머티리얼즈는 모회사인 OCI가 태양광 산업의 불황으로 주가가 연초 고가 대비 3분의 1수준으로 급락했다.
태양광 산업이 어려움에 빠진 것은 최근 유럽 지역의 재정위기 때문이다. 세계 태양광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유럽은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도입해 발전단가가 비싼 태양광의 보급을 촉진해왔다. 하지만 최근 경제 위기가 찾아오면서 독일 등 유럽 각국이 태양광에 대한 보조금을 줄이려 하자 수요가 급감했다. 반면 공급은 크게 늘어났다. 수요가 줄면 공급도 줄여 가격하락폭을 최소화하는 기본법칙이 전혀 통할 수 없을 만큼 중국산 저가제품의 덤핑 물량이 쏟아졌다.
이 같은 상황에도 태양광 산업이 미래 먹을거리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국내 태양광 산업의 수출액은 총 37억8천750만달러로 원자력산업의 수출액보다 4배 가까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2030년까지 모든 신축빌딩과 주택의 지붕에 태양광패널을 설치하는 '선 라이즈 계획'을 구상 중이다"며 "이처럼 전 세계적인 태양광 수요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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